음악은 소리와 시간의 예술이다. 소리는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저마다의 높낮이와 장단을 이루며 이성과 감성에 떨림을 선사한다. 음악 칼럼니스트 다율(多律)은 세계를 누비며 현지 음악의 기원과 각 지역의 풍토,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울타임스는 앞으로 다율의 ‘세상의 모든 소리’를 매주 연재한다.

그리스는 신화와 예술의 나라이다. 지금은 유로존의 말썽꾸러기 신세가 되어버렸지만 본 모습은 서구 문화의 출발점이 분명하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태초의 우주는 카오스로부터 출발하여 신들이 나타나고 생명이 태어나게 된다. 신들은 올림푸스산 꼭대기에 살고 있었는데 이곳은 바로 천당 같은 곳이었다.

제우스신이 거처하는 델피신전에서는 성대한 연회가 이어졌고 연회에서는 아폴론이 리라를 연주하고 여신들은 리라 반주에 따라 춤을 추는 등 축제가 이어졌다(리라는 그리스의 고대 현악기).

이 전통이 연극과 음악의 형태로 비잔틴 시대를 거쳐 오늘의 그리스 문화를 이루었다. 헬레니즘 문화는 바로 그리스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역사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나 그리스는 동방에도 속하고 서방에도 속하는 국가이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 국내에 그리스인, 터키인, 집시, 스페인계 유대인 등 다양한 민족이 있고 또 산이 많은 육지와 수많은 산들로 이루어진 국토의 특성상 인구가 흩어져 있어서 다양한 음악문화가 존재한다. 수많은 전통음악과 유행음악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음악이 그리스의 블루스라고 불리 우는 ‘레베티카’이다.
레베티카는 터키와의 전쟁이 끝난 10년 후인 1932년 아테네의 피레우스 항구 지역에서 발생한 도시의 대중음악에 붙인 이름이다. 탱고, 재즈와 마찬가지로 하위 서민층 문화에서 생겨난 레베티카는 전 지중해적 민중음악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레베티카는 1955년경에 전성기가 지나갔으나 그 후 하나의 도시의 대중음악, 현대 부주키 음악으로 발전하여 세련된 도시 대중문화의 일부로 현재도 사랑받고 있다. 지금은 레베티카라는 이름보다는 부주키음악(그리스의 대표적인 민속악기인 부주키가 포함된 대중음악)이라고 불리 우는 경우가 많다.

순수한 레베티카의 애호가들은 현대의 부주키 음악은 퇴폐적이고 상업적인 것이 되어서 레베티카가 갖고 있는 혼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그리스인에게 있어서 부주키 음악은 그리스 문화의 살아있는 표현임이 분명하다.

■ 여행 정보
그리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수도 아테네에 있는 많은 유적들을 보고 만족하는 경우가 많은데 에게해의 수많은 섬들의 그 다양성과 차이를 보아야 유럽 문명의 뿌리를 이해할 수 있다. 항공편보다 선박을 이용하여 자유롭게 일정을 조절할 수 있으나 비수기에는 취항 시간이 일정치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내륙지역의 고대 올림픽 지역, 올림푸스산, 델포이 신전, 마테오라 등 수많은 유적들을 선택해서 볼 수 있다.

■ 음반 정보
그리스를 대표하는 노래로는 장년층에게는 그리스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멜리나 메르쿠리가 기억날 것이다. '일요일은 참으세요' 그리고 앤서니 퍼킨스의 매력이 돋보였던 영화 '페드라'의 주제곡 '죽어도 좋아' 등이 있다.

최근 것으로는 정치인으로서도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데오도라키스의 '기차는 8시에 떠나네'는 너무 유명해져 버린 곡이지만 한 시대를 대변하는 그리스의 대표곡이라고 하는 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의 노래를 주로 불렀던 '지중해의 존 바에즈'라고 불리는 마리아 파란두리는 그리스의 국민 가수이다. 그녀의 힘 있는 목소리는 에게해에서 솟아나오는 저력을 느끼게 한다.

이들 외에도 작곡가 하지다키스와 요르고스 달라라스, 하리스 알렉시우 등의 가수 등이 다채로운 그리스 음악을 빛내고 있다. 레코드는 쉽게 구할 수 있다. FM레코드가 그리스의 대표적인 음반회사인데 영어로 된 설명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낯익은 음반회사의 컴필레이션 음반을 고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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