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소리-② 아! 목동아, 슬픈 아일랜드
세상의 모든 소리-② 아! 목동아, 슬픈 아일랜드
  • 다율(多律) (재)월드뮤직센터 이사장
  • 승인 2012.10.26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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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틱 우먼, 리버 댄스

▲ 아일랜드 자이언츠 코즈웨이.
아 목동들의 피리소리들은
산골짝마다 울려 나오고
여름은 가고 꽃은 떨어지니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
저 목장에는 여름철이 오고

산골짝마다 눈이 덮여도
나 항상 오래 여기 살리라
아 목동아 아 목동아 내 사랑아

우리나라에서도 ‘아! 목동아’하는 외국노래가 우리 정서에 딱 맞아 크게 유행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정서로 보면 ‘아! 그 시절’하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나는 노래를 아직도 부르고 있듯이 아일랜드의 켈트인도 아직 이 노래를 사랑한다.

지구상에서 우리와 정서가 가장 비슷한 나라를 찾는다면 아일랜드가 아닐까 싶다. 아일랜드는 유럽대륙의 변방에 있는데다 이웃한 영국이라는 ‘독립변수’로 인해 ‘종속변수’의 처지로 전락한 역사 때문이다.

우리와 닮은 것은 역사뿐이 아니다. 가무를 즐기고 뛰어난 문인을 배출한 문화적 토양, 열정적인 성격, 다이내믹한 추진력, 묘한 슬픔과 애수 등의 성격까지도 그렇다.

아일랜드인이 19세기 중반의 감자파동(100만 명이 숨지고 100만 명이 고향을 등진 대기근)과 내전을 극복하고 20세기 말에는 1인당 국민소득에서 영국을 앞지르는 경제 기적을 일으킨다.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반세기 만에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우리만큼이나 대견하다. 전통적인 농업국 아일랜드가 정보기술(IT) 산업의 견인차로 성장한 것도 흥미롭다.

아일랜드는 영국과의 관계 설정에 의해 남북의 두 아일랜드로 나뉘었다. 국토의 83%를 차지하는 인구 390만 명의 아일랜드공화국(수도 더블린)와 인구 160만 명의 북아일랜드(수도 벨파스트·영연방 소속)다.
 아일랜드 섬의 두 아일랜드는 정치적으로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종교마저 다르다.

북아일랜드는 신교도가 과반수지만 아일랜드는 대부분이 가톨릭이다. 유럽에 있지만 ‘제3세계의 정신을 가진 나라’ 아일랜드. 정신적인 복권이 그들에게 남은 과제이듯 분단의 콤플렉스 극복이라는 정신적 복권도 우리가 풀어야 할 미래의 과제이다.

21세기 접어들면서 아일랜드는 유럽의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다시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 여행
아일랜드의 주인은 ‘양’이다. 도시지역을 제외한 지역은 양들 속에 사람이 가뭄에 콩 나듯이 섞여있는 형국이다. 남부의 아일랜드공화국은 유서 깊은 도시 수도 더블린을 가봐야 한다. 1592년에 설립된 트리니티대학과 도서관에 소장된 고대 복음서를 보아야 한다.

아일랜드의 상징인 흑맥주 기네스 맥주공장도 근처다. 꼭대기 층의 유리벽 바에서 흑맥주를 마시며 시내 전경을 즐긴다. 아일랜드의 펍(pub·선술집)은 어느 마을에나 있는 명물. 민속음악은 여기서 즐기자. 더블린의 템플 바, 남쪽의 인터내셔널 바 지역이 유명하다.

노벨상 수상자를 4명이나 배출한 나라답게 ‘더블린 작가 박물관’도 있다. 서남부의 링 오브 케리(Ring of Kerry), 징글반도의 자연경관은 뛰어나다.

서쪽에 있는 도시 골웨이는 안내판이나 간판이 토착어인 ‘게일어’로 되어있는 소도시로 아일랜드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북쪽의 북아일랜드 지역의 중심도시 벨파스트에도 좋은 펍과 레스토랑이 많다.

얼스터 민속·교통 박물관도 명물. 한국인의 애창곡 ‘아! 목동아’는 아일랜드의 또 다른 상징. 원제목은 ‘데리의 노래’인데 데리(북아일랜드의 공식지명은 ‘런던데리’)는 벨파스트에서 서북쪽으로 3시간 거리의 작은 도시다. ‘데리’는 ‘참나무 숲’을 말한다. 벨파스트와 런던데리를 잇는 해안도로에서도 자이언츠 코즈웨이는 절경이다.

■ 음악

우리가 ‘아! 목동아’로 알고 있는 이 노래도 원제목은 ‘데리의 노래’인데 ‘데리’마을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에 위치한 관계로 ‘런던데리’로 불리게 되고 이 노래도 ‘런던데리의 노래’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멜로디에 새롭게 가사를 부친 것이 Danny boy이고 우리말로 옮긴 것이 ‘아! 목동아’이다. 같은 노래가 이렇게 여러가지 제목으로 불리우다니 재미있기는 하지만 우습기도 하다.

이 곡을 부른 메이브(Meav)를 비롯한 미모의 여성가수들의 아이리쉬·멜로디가 집대성된 ‘켈틱 우먼’ 시리즈의 DVD를 추천한다. 또 하나 전세계를 매혹시킨 ‘리버 댄스’ 공연 실황 DVD도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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