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 서울 2030세대 표심이 당락 가른다
12월 대선, 서울 2030세대 표심이 당락 가른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11.02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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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보다 투표율 높으면 야권 유리, 서울 유권자 캐스팅 보트 부상
▲ 대통령 선거 50일 전을 맞은 10월 30일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각각 서울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등 수도권에 공을 들였다. [사진= 뉴시스]

<사진설명= 대통령 선거 50일 전을 맞은 지난달 30일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각각 서울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등 수도권에 공을 들였다. [사진= 뉴시스]>

수도권에서 18대 대선의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민심에 따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 안철수 무속 후보 등 3강의 당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수도권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몰려있고 서울의 경우 지역성에 따른 투표에서 한걸음 비켜서 있기 때문이다.

31일 현재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 굵직한 변수가 남아있지만 문 후보와 안 후보 중 1명이 박 후보와 맞설 경우 서울 유권자들의 복심은 더욱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4·11 총선 결과만 놓고 본다면 여야 1대1 대결이 성사될 경우 야권 쪽으로 무게가 기울 것으로 보인다.

총선 통해본 서울 민심, 대선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서울은 48개 선거구 가운데 30개 선거구에서 야당 후보를 선택했다. 한나라당이 과반을 차지한 전국 판세와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하지만 총선 투표결과의 이면까지 살펴볼 때 이번 대선에서 야권의 승리를 섣불리 장담하기 어렵다.

19대 총선 득표수를 서울 2135개 투표소로 놓고 보면 새누리당은 1079개소에 1위로 득표하며 총 181만 표를 얻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1050개 투표소에서 승리하면서 164만 표를 얻는데 그쳤다. 투표소별 득표만 따지면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크게 앞섰다는 얘기다. 하지만 민주당은 주요 승부처에서 지지표를 결집시켜 새누리당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이를 18대 대선 전망에 비추어 볼 때 야권은 크게 긴장할 수밖에 없다. 대선 투표와 지지율은 서울을 48개 선거구로 나눈 총선과 달리 한 덩어리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당시 승부에는 졌지만 전체 득표율에서는 그리 손해보지 않았다.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가 총선 직후 사실상 새누리당이 승리한 선거라고 큰소리 친 이유이기도 하다.

이같은 새누리당의 득표는 투표율 강세지역과 60대 이상 투표율이 높은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은 양천구의 목동과 신정동 일대, 영등포구 여의동, 서초구 반포동, 서초동, 방배동 일대와 강남구 도곡~대치동 등이다.

송파구에서도 잠실2~4동, 문정2동, 가락2동, 오륜동을 거쳐 강서구로 넘어가는 둔촌1동, 명일동 등에서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이에 비해 민주통합당의 지지율과 투표율이 동시에 높은 지역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강북구의 삼각산동, 동대문구의 답십리동 등을 빼고는 두드러진 지역이 눈에 띄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의 지지가 가장 뚜렷하게 강세를 보인 구로구와 관악구 지역은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다.

60대 이상 새누리당 지지 강세

연령별로 볼 때도 새누리당 지지성향이 강한 60세 이상의 투표율이 68.6%로 가장 높았고, 20대 후반이 37.9%로 가장 낮았다. 20대 전체는 46.2%, 30대는 49.0%였다. 그럼에도 지난 총선에서 서울의 야권 승리를 견인한 요인은 20~30대 투표율이었다.

서울의 20~30대 투표율은 전국 다른 시도에 비해 높았다. 인천의 경우 20대는 42.1%, 30대는 42.4%였고 경기는 20대가 41.7%, 30대가 46.4%였다. 농촌지역은 이보다 더 낮았다. 20대는 충남(32.5%), 30대는 경북(39.1%)에서 가장 투표율이 낮았다.

실제로 젊은 계층의 투표율은 선거 결과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의 투표율이 매우 낮았던 18대 총선의 경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지역구에서 131석을 얻었지만 민주당은 66석을 얻었다.
이에 비해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지역구에서 127석, 민주당이 106석을 얻었다. 특히 20대 전반이 32.9%의 투표율을 보인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서울 40석, 인천 9석, 경기 32석을 차지한 반면 민주당은 서울 7석, 인천 2석, 경기 17석을 얻는데 그쳤다.

역대 대선 결과와 연령별 투표율

이번 대선에서도 서울의 20~30대 투표율이 판세를 흔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박 후보의 당선은 전국 20~30대 투표율과 반비례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투표율이 65% 미만일 경우에는 박 후보가 유리하고 70%를 넘어서면 범야권 후보가 승기를 잡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세대별 투표율과 대선 결과는 16대 대선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16대 대선에서 20대는 56.5%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하지만 2007년 17대 대선에서 20대는 46.6%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낙승을 거뒀다.

이번 대선에 20~30대가 대거 투표에 나설 경우 한 때 철옹성과 같았던 박근혜 대세론도 허물어질 수 있다. 특히 서울의 20~30대는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야권에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높아 대선 향방의 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서울민심은 지난 4·11 총선 이후 큰 변동이 없다는 점에서 전국 판세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여권이 10~15% 정도 열세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 영남에 연고를 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서울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이미 지역투표 경향을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서울이 이번 대선의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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