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며 알아가는 재미에 빠진 김조빌린 씨
공부하며 알아가는 재미에 빠진 김조빌린 씨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11.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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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글로벌센터 제과․제빵과정 수료하며 빵 만드는 재미에 ‘풍덩’

“마사랍 앙 닐루토 강 티나파이(Masarap ang niluto kang tinapay, 필리핀 따갈로어로 ‘내가 만든 빵 맛있어요’란 뜻)”

필리핀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1년 전에 필리핀 라구나(수도 마닐라에서 2시 30분 가량 떨어진 곳)에서 한국에 온 김조빌린 씨는 요즘 공부하며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졌다.

10월 말엔 영등포 글로벌센터가 개설한 제과·제빵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또 서툰 한국어를 빨리 배우기 위해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컴퓨터는 원래 잘 다뤘지만 더 잘하기 위해 배우고 있다.

조빌린 씨는 배우면서 한국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다. 한국의 가정문화, 사회문화, 언어를 알아가는 게 재밌다. 게다가 대부분의 수업이 ‘무료’이다. 그래서 더 부담없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단다. 필리핀과 사뭇 다른 한국의 가정 문화가 낯설기도 하지만 호칭부터 친척 관계까지 배워간다.

김조빌린 씨는 “한국에선 남편을 아내보다 좀 더 높이 보는 문화가 있다”며 필리핀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어를 열심히 배운다. 사실 배운지 1년여 쯤 된 김조빌린 씨는 한국어를 그리 어렵지 않게 했다.

이에 대해 김조빌린 씨는 “남편이 퇴근 후에도 한국어 공부를 많이 도와준다, 다른 (필리핀)친구들 남편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라며 남편을 자랑한다. 이렇게 배움을 좋아하는 그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영등포구 글로벌센터에서 결혼 이주민들을 위한 제과·제빵 과정을 개설한 것이다.

배우기 좋아하는 그는 바로 과정에 등록을 하고 수업을 들었다. 그는 수업이 무척 흥미로웠다. 필리핀에서 많이 접하지 못한 빵들을 만드는 게 재미있었다. 그러나 아직 한국어가 능숙치 않아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은 절반 정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대신 수업 자료에 영어로 적고 집에 와서 사전 등을 찾아가며 복습을 했다. 그는 “영어로 하거나 자료가 영어라면 좋겠지만 그러면 또 한국어 배우는 데 오래 걸릴 것”이라며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만든 빵은 ‘소보로빵’이었다. 처음 만든 ‘소보로빵’을 집에 가져와 남편과 시댁 식구들에게 맛보게 했다.

남편은 “정말 직접 만든 거냐? 맛이 있다”며 격려를 해줘다. 그러나 그가 제일 잘 만드는 빵은 ‘옥수수스콘’이다. 기계를 안 쓰고 직접 손으로 저어가며 반죽을 만드는 게 힘들지만 재료도 단순하고 만들기 쉽다고 한다. 그가 이 빵을 좋아하는 이유는 “쿠키 종류인데 부드럽고 달지만 너무 달지 않고 과일 케잌 맛이 나기” 때문이다.

그가 만든 빵은 반응이 좋아 그가 집으로 가져가자 남편의 일곱 살 난 조카가 더 달라고 했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는 수업을 몇 차례 빠져 아쉬워 다음 강좌를 계속 수강할 계획이다. 더 배우고 알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배운 것을 바탕으로 나중엔 레스토랑이나 빵가게를 하고 싶다고 꿈을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건 나중의 일이다. 지금은 배우는 게 정말 재미있다며 열심히 배워가는 게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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