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마음의 행복
감사하는 마음의 행복
  • 송송이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 승인 2012.11.0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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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어느날. 휴일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데이였다. 그래서인지 왠지 방학같은 기분으로 회사에 나왔다. 자율휴업이라 학교에 안가는 큰 딸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어야 하는 둘째를 고맙게도 남편이 모두 돌봐주기로 하여 나는 간만에 여유 있는 출근을 했다.

차를 놓고 지하철로 걸어가며 하늘을 본다. 아파트 숲 사이로 보이는 맑은 하늘이, 참으로 감사하다. 이렇게 두 발로 땅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내 뺨을 스치고 가는 상쾌한 가을 아침의 바람이 감사하다.

둘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놓고 첫째와의 데이트를 하는 남편이 전화를 한다. 아이와 남편이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으니 참으로 감사하다. 머리가 흘러내리는 아이에게 ‘삔’을 사줄 수 있는 것도 참으로 감사하다.
일과 관계된 많은 이들과 함께 전화를 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

걱정했던 행사가 취소되고 다른 단체로 넘어가서도 감사하고, 논문대회 예비심사위원들이 벌써 세 분이나 심사결과를 주셔서도 감사하다.

저녁에 정원이 절친 가족과 함께 단란한 한 때를 보냈다. 이런 이웃을 사귀게 되어서, 게다가 아래층에서는 아이 넷이 함께 노는데도 인터폰을 하지 않고 인내해주셔서 참으로 감사했다.

정원이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촛불을 켜고 함께 노래도 불렀다. 가족합창단이 따로 없다. ‘보리울의 여름’을 최근 여러 번 반복해서 들으니 재인이도 ‘보래 보래 여름’ 이라며 반가워하며 따라한다. 매일 매일이 이런 작은 천국과 같은 축제의 연속인 것 같다.

삶은,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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