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미소사진 공모전’ 진행한 모동신 광진구 사진작가회장
‘아름다운 미소사진 공모전’ 진행한 모동신 광진구 사진작가회장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11.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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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때만큼 어려운 날들, 순수한 미소사진 보며 웃음 되찾길”

지난 1998년, 나라의 빚을 갚지 못해 수많은 국민이 파산했던 외환위기가 닥쳤다.
금붙이를 팔아 국가 채무를 갚아달라며 금반지까지 들고 나와 기부하는 시민행렬은 차라리 블랙코미디에 가까웠다.

나라 전체가 중병에 걸려 신음했던 당시, 서울 광진구에서 ‘미소’를 테마로 정한 사진공모전이 시작됐다. 웃음을 잃어가는 국민들에게 미소를 되찾아주기 위해 광진구사진작가회와 광진구청이 함께 벌인 일이다.

올해 14회째를 맞은 ‘아름다운 미소사진 공모전’이다. 올해 공모전에는 전국에서 341명이 미소 부문에 1209점, 광진구 부문에 112점 등 총 1321점의 작품을 응모했다.

1209가지 미소가 담긴 작품 가운데 장애인과 자원봉사자의 푸근한 미소를 담은 ‘행복의 미소’(정홍재·경북)가 금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시민들의 웃음 찾아 주는 사진전
올해 공모전을 주관한 모동신 광진구사진작가회장은 “당시 서울 25개 자치구 사진작가회 가운데 광진구에서 최초로 전국 단위 사진공모전을 열었다”며 “희망을 잃어가는 서울시민들에게 다시 웃음을 찾아주자는 뜻에서 미소를 테마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모 회장의 말에 따르면 광진구사진작가회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현재 정회원은 50여 명. 지난 1995년 모 회장 등 3~4명이 뜻을 모아 창립했으니 벌써 17년이나 된 단체다.

모 회장은 “지역 단체가 전국 사진공모전을 14년 동안 지속한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름다운 미소사진 공모전’이 지속성을 갖게 된 두 가지 요인을 꼽았다.

모 회장은 두 요인에 대해 “첫째는 ‘미소’라는 단일한 테마를 가진 사진 공모전이고 둘째는 심사의 공정성”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미소사진 공모전’은 광진구 사진작가회 회원들의 응모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또 심사위원단은 학계 대표 1명, 언론계 대표 1명, 재야작가 1명, 한국사진작가협회 관계자 2명으로 구성, 공정성을 살리고자 했다. 특히 5명의 심사위원이 한 자리에서 작품을 심사하며 동시에 점수 버튼을 누르는 올림픽 체조경기 심사방식을 채택했다. 사전에 심사위원끼리 협의해 특정 작품에 점수를 몰아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모 회장은 “응모자에 대한 어떤 정보도 심사위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작품 수준만 평가하기 때문에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진다”며 “지난해 은상 수상자가 올해 동상을 받거나 한 작가가 출품한 3점의 사진이 모두 입선작으로 선정되는 일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해마다 바뀌는 한국인의 미소 트렌드
공모전 주관단체의 회장인 그는 매년 행사가 끝날 때마다 응모자들의 항의 전화에 시달려야 한다. 모 회장은 “많은 응모자들이 자신의 작품이 왜 떨어졌는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다”며 “그럴 때마다 절대평가가 불가능한 예술작품이기 때문에 심사위원단의 평가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설명한다”고 밝혔다.

여기다 한 가지 팁을 곁들였다. 매년 수상작의 트렌드가 조금씩 변화한다는 것이다. 올해는 소외계층과 그들을 돌보는 자원봉사자들의 미소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나눔’을 테마로 한 작품들이었다. 지난해는 아기와 엄마의 사랑이 깃든 작품이 많았다.

모 회장은 “작가들이 한 발 앞서 시대의 흐름을 읽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지난 수상작을 보고 같은 테마를 반복하면 입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사진공모전과 광진구에 대한 자부심이 누구보다 크다. 모 회장은 35년 전 군 복무를 마치고 광진구에 정착했다. 직원 10여 명을 둔 인쇄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자연스럽게 사진과 디자인을 배우게 됐고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2년 전 쯤 인쇄업체를 정리했으니 이제 전업 작가가 된 셈이다.

모 회장은 3년째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사진 지망생들에게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마추어 사진작가를 양성하고 일부는 광진구사진작가회원으로 ‘발탁’되기도 한다.

그는 올해 미소사진 공모전에 더 큰 애착이 간다고 전했다. 모 회장은 “14년 전 처음 공모전을 시작했을 때와 같이 요즘 많은 국민들이 경제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럴 때 사진에 담긴, 누가 봐도 따스하고 순수한 미소를 보면서 웃음을 되찾길 바란다”고 서울시민들에게 당부했다.

이번 공모전의 입상작과 입선작 등 총 180점은 12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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