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청소년에게 술 권하는 서울-①
[기획] 청소년에게 술 권하는 서울-①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11.11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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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청소년주류판매율 71.3%, 전국 1위

 술 권하는 사회다. 지속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서민들의 생활고가 음주를 더 부추기고 있다. 여기다 술에 관용적인 한국 문화가 사회적 규제를 더 느슨하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는 청소년 음주다. 청소년 음주와 이를 부추기는 사회는 미래 우리나라의 동력을 크게 떨어트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당장 음주로 인한 범죄와 이에 노출된 피해자도 증가하고 있다. 본지는 음주조장 환경의 실태와 개선을 위한 기획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연재 순서
①서울, 편의점 청소년주류판매율 71.3% 전국 1위
②싸이 강남 스타일, 소주 원샷이 부르는 음주 찬양
③청소년 음주 예방을 위한 사회작 과제와 해법

▲ 지난 10월 31일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주최로 열린 2012 청연문화축제 '청년이 바라는 지도자 SHOW'에서 참석자들이 가상 음주 측정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근 지역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선 서울시는 대형마트의 청소년 대상 주류 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는 대형마트를 견제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만연한 청소년 음주를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청소년에 대한 술 판매는 서울에서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에서는 대부분 한눈에 보아도 고등학생 이하로 보이는 청소년에게 술을 내주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의 이모 군(18)은 최근 편의점에서 소주 3병과 맥주 1.6리터짜리 2병을 사서 친구 3명과 나눠 마셨다. 이군은 상위권에 속하는 학업성적에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하는 편이다. 이군은 “가끔 친구들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한 잔씩 한다”며 “술을 마신 뒤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잘못했다고 색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술을 마신 뒤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더욱이 가출 청소년들의 경우 가정에서의 통제도 받지 않기 때문에 더 쉽게 범죄에 노출된다.

또 이들은 대부분 또래끼리 어울려 술을 마신 뒤 성범죄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서울은 이러한 청소년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술을 살 수 있는 도시다.

방영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의 ‘2012년도 청소년 주류판매 실태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전국 편의점 청소년주류판매율 42.7%에 달한다. 특히 서울 편의점의 경우 조사 대상 80곳 중 57곳이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 전국에서 가장 높은 71.3%를 기록했다.

편의점에서 청소년에게 술을 가장 적게 핀매한 지역은 부산으로 전체 12.5%만 해당됐다. 서울과는 무려 59.8%의 격차를 보였다. 서울 다음으로는 강원도(61.3%)와 대구(60.0%), 인천(32.5%), 제주(25.0%)가 뒤를 이었다. 서울 지역 편의점의 청소년 주류판매율이 높다는 사실은 그만큼 사회적 규제가 느슨하다는 얘기와 같다.

이는 청소년주류 판매금지 문구 게시율과 반비례 했다. 지역별 판매금지 문구 게시율 순위는 대구 98.6%에 이어 강원 82.5%, 부산 68.8%, 인천 72.5%., 서울 66.3%로 조사됐다.

판매금지 문구를 가장 적게 게시한 서울지역의 편의점에서 주류 판매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술을 구입하는 청소년의 연령을 확인한 비율도 서울이 가장 낮았다. 인천과 부산은 91.3%의 편의점에서 연령을 확인했지만 서울은 31.3%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이밖에 제주 53.0%, 대구 40.0%, 강원 33.8% 등의 순이었다.

이같은 조사를 종합해보면 청소년 주류판매율이 가장 높은 서울지역의 연령 확인율과 신분증 제시 요구율이 가장 낮았고 판매율이 가장 낮은 부산지역은 연령 확인율과 신분증 제시 요구율이 가장 높았다.

한편 청소년 주류판매율이 가장 높은 장소는 아파트 주변이었고 주류광고 판촉 행사도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많이 판매할 것으로 보이는 대학가 주변은 오히려 금지문구 부착율, 연령 확인율과 신분증 제시 요구율이 가장 높은데다 실제 술 판매율도 다른 장소보다 크게 낮았다.

결국 서울지역 편의점의 청소년 대상 술 판매율이 높은 원인은 연령확인 등 최소한의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국의 편의점 지도·감독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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