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ㅇㅇㅇ간 러닝투런 신윤예․홍성재 대표
창신동 ㅇㅇㅇ간 러닝투런 신윤예․홍성재 대표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11.1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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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창작 과정, 주민과 확장․공유 노력

종로구 창신동, 2000여 개 소규모 봉제 공장이 밀집해 있고 원자재 등을 실어나르는 오토바이들이 밤낮으로 요란하게 바삐 움직이는 이 지역에 눈에 띄는 곳이 있다. 바로 ㅇㅇㅇ간이다. 

ㅇㅇㅇ간은 ‘공공공간’이다. 공공의 공간이면서 ‘ㅇㅇ’처럼 비어있고 또 그걸 채우는 공간이다. ㅇㅇㅇ간을 채우고 있는 이들은 사회적기업 ‘러닝투런’의 신윤예·홍성재 대표이다.

그들은 젊은 미술인들로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콜렉티브2’라는 팀을 꾸려 공동작업을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갤러리에 걸기 위해 작품 활동을 하는 ‘전통적인’ 미술 소통 방식에 회의가 들어 기존 예술 과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해결방법은 창신동의 ‘현장’이었다. 창신동은 홍씨가 미술교육을 하는 곳이라 익숙하기도 했지만 소규모 봉제공장이 밀집해 있는 지역적 특성이 흥미로웠다.

그들은 창신동에서 그들의 예술적 고민과 지역에서의 공공성을 담은 예술 활동을 진행했다.
그 중의 대표적인 작업이 올해 5월에 진행한 ‘오르막프로젝트’였다. 회색빛 시멘트 담벼락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주민과 어린이들이 모여 오래 논의했다.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고 결국 흰색 페인트를 칠하기로 결정하고 공동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그들은 이 과정이 예술의 창작 과정의 공유와 확대라고 말한다.

“만약에 우리가 ‘어떤 색을 칠하자’ 정하고 작업을 했다면 그건 요구일뿐이었을 겁니다. 색을 칠할 건지, 어떤 색을 칠할 건지, 그리고 그게 왜 필요한지 고민하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예술가 개인의 고민을 확대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게 그들의 지역 예술 활동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들의 창신동 ‘진입’은 어렵지 않았을까?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분들과 밥을 같이 먹으면서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다름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홍성재 씨의 말이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니 배타적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역에서 열리는 공동체 회의 ‘창신마을넷’에 열심히 참여해 지역과 함께 하고 있고 그게 지역과 융화하는 비결로 “급하지 않게 천천히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그들은 한 달에 한 번 여는 비규칙 미술 활동 ‘월간쇼’,  예술 교육 프로그램, 지역기반 예술 활동 등 그들의 예술적 고민과 지역의 공공 예술을 통한 소통을 통해서 창신동의 주거 환경, 교육, 노동의 변화를 끌어내고자 한다.

그들은 문제의식과 고민, 질문을 통해서 답을 찾아왔듯이 앞으로도 질문을 던지고 회의를 할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선 덩치를 키우기 보다는 현재처럼 소규모 체제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야 부담없이 역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신동 ㅇㅇㅇ간의 비어있는 ‘공’과 ‘간’ 사이를 채워갈 러닝투런의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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