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를 위한 정치 바로 보기- 대선 정국에 바라는 한국 의료의 문제점
참여를 위한 정치 바로 보기- 대선 정국에 바라는 한국 의료의 문제점
  • 박종훈 고려대학교 의료원 대외협력실·장정형외과 교
  • 승인 2012.12.07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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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이면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문제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해법 찾기에 분주해진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문제들을 보면 교육, 정치, 안보 문제 등등일 것이다. 여기에 지난 대선 이후 보건 의료가 화두라고 말들은 하지만 실제 대선 후보들이 내 놓는 공약들을 살펴보면 딱히 관심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자칭 정책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대충 과거의 사실과 현장의 목소리, 그리고 일부 학자들의 주장을 짜깁기 한 공약들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사실 의료 현장에서는 무상인가, 아닌지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또 급여 혜택의 범위를 대폭 확대 하겠다는 이야기도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저 정책하는 사람들만의 말잔치로 보인다.

제도 자체로만 보면 대한민국의 의료 보험제도는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제도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에서는 볼 멘 소리들이 터져 나오는데 이는 제도와 현실이 따로 놀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소위 말하는 비급여 항목이라는 것이 통제 불능의 상태로 증가하고 있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환자와 의료 인력의 수도권 초대형 병원 쏠림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게다가 상급병실 사용료와 선택 진료비 문제까지 겹치면 제도상 나타나지 않았던 의료비 문제가 현실에서는 심각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소가족 중심의 사회가 된지 이미 오래다보니 가족 가운데 누군가가 장기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간병 문제가 심각한 고민거리가 된다. 6개월 이상 장기 입원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 직장 생활을 포기하는 경우가 매우 높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선진국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가족 간병 시스템은 대한민국 의료가 안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선결 과제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그저 일상적인 수준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을 실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큰 사안인지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제대로 안다면 그렇게 쉽고 짤막하게 언급하고 말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정권에서는 그야말로 보건 의료 분야만큼은 확실하게 다잡고 가기를 바란다. 이 상태로 가면 대한민국의 의료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지금은 환자도 의료인들도 모두가 불만인 상황이다. 환자는 고비용에 비해 만족도가 낮고 무엇보다도 의료사고 문제와 같은 부분에서의 불안은 도무지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또 의료인들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저수가 정책에 지쳐있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팽배해진 상태다. 이념에 치우친 의료 정책이 아니라 이념을 초월한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교육과 의료를 이념의 잣대로 보는 논쟁을 그만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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