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공부하는 북유럽, 울며 공부하는 한국
웃으며 공부하는 북유럽, 울며 공부하는 한국
  •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 승인 2012.12.0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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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

우리나라는 경쟁에서 이긴 ‘우수’ 학생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그들을 우대한다.

그런데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잘하는 아이보다 못하는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 아이가 왜 뒤떨어질까 원인을 분석해 선생님과 학교와 지자체와 국가가 나서 그 아이들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공부 못한다고 죄인처럼 기죽어 사는 우리 아이들과는 달리 공부 못해도 전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가슴 펴고 즐겁고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하는 북유럽 아이들을 보면서 흐르는 눈물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같은 지구에 살면서 교육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극명하게 서로 다른 태도와 인식을 갖고 있는가에 우선 놀랐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마치 그동안 눈 하나로 살면서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 착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놀면서 공부하는데도 하루 종일 엉덩이에 좀이 쑤시도록 책상 앞에 붙어있는 우리나라 아이들보다 어떻게 성적이 좋을 수 있단 말인가?

핀란드, 석차없는 성적표

핀란드의 경우 성적표는 있지만 석차는 없다고 한다. 그들에게 차별은 차이를 넓히는 게 아니라 차이를 좁히는 것이란다.

그들이 받은 등수 있는 성적표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학생들 간의 편차’ 그리고 ‘PISA 연속 1위’이다. 핀란드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말했다. “학교는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해 교양을 쌓는 곳이다. 경쟁은 좋은 시민이 된 다음의 일이다.”

우리나라는 PISA에서 2위를 했다. 한국 교육관계자가 “이거 우리가 근소한 차이로 졌습니다”라고 말하자 핀란드 교육 관계자는 차갑게 “저희가 큰 차이로 이겼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웃으면서 공부하지만 함한국쪽 학생들은 울면서 공부하지 않습니까?”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의 교육시스템은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기독교적 배경과 노동당 중심의 정당들이 집권하면서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경쟁”을 택했을 때 핀란드는 역발상으로 “협동”을 택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국민 모두의 재능을 개발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태어나는 아이 하나를 귀한 보물로 생각하고 학교 교육을 통해 각자 타고난 개성과 소질을 맞춤식으로 계발시켜 다시 말해 잠재력과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하게 해 학생 하나 하나를 보석으로 만들어가는 북유럽 교육은 충분히 배울만하다.

학교 가는 게 즐거운 아이들

노르웨이의 한 학교(Bekkelaget Skole)에서 커다란 나비 벽화를 보았다. 애벌레가 부화해 여러 빛깔의 나비가 되어 수많은 나비들이 춤을 추듯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그림이었다.

북유럽 교육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었다. 애벌레 하나 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이 인위적인 방법이 아닌 최대한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부화해 마침내 마음껏 비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 한 마리 애벌레가 예쁜 나비로 날아오르도록 하기 위해 국가, 지자체, 학교, 교사, 부모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협력하는 북유럽 교육의 시스템은 분명히 바람직해 보였다.

무엇보다 북유럽 국가 아이들은 행복하게, 즐겁게 학교 다닌다는 것이다. 심지어 집보다 학교에 있는 것이 좋다고 답한다. 집에 있으면 심심하지만 학교에 오면 친구들도 있고 친구들과 함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한국 학생에게도 즐거운 학교를

교육은 사라지고 사육만 남은 우리나라 공교육, 이미 입시학원화 되어 있고, 사관학교화 되어 있어 학교는 또 다른 학원이고 심지어 교도소라고까지 말하는 아이들.

잘 하는 게 많아도 성적이 나쁘면 기죽어 지내야 하고, 이런 저런 규제와 통제 때문에 학교가기가 싫은 아이들. 모두 일등 할 수 없고 모두 특목고 갈 수 없고, 모두 일류대 갈 수 없음에도 모두들 그것만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우리의 미친 교육. 분명 대한민국 교육은 수술이 필요하고 대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아이들도 즐겁게, 행복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우리 기성세대들은 각성하고 동시에 책임 있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핏대 높이며 왈가왈부하기보다는 핀란드 등 북유럽 교육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발가벗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과 진면목이 다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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