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라디오스타’ 김종임 씨
창신동 ‘라디오스타’ 김종임 씨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12.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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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 40년 기억, 라디오로 전한다

소규모 봉제공장이 밀집한 종로구 창신동에서 김종임 씨는 새롭게 뜨는 스타이다. 화려한 무대나 조명은 없지만 활발한 목소리로 창신동 사람들의 소식을,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창신동라디오’의 ‘라디오 스타’이다.

김종임 씨는 올 6월부터 시작한 창신동 마을 미디어 교실의 하나인 ‘창신동 라디오’ 교실에 참여했다. 현재 2기가 교육 중인데 김 씨는 1기 수료에 이어 2기 교육에도 참여했다. 남들은 1번도 참여하기 어려운 라디오 교실을 두 번씩 참여하는 이유는 그가 라디오를 친구처럼 여기며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곁에 있는 라디오

창신동 봉제공장에서만 30여 년을 일한 그는 작업을 하면서 늘 라디오를 듣는다. 작업에 방해가 되니 텔레비전은 볼 수가 없고 사람 목소리와 노래가 있는 딱 맞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남편은 “참으로 과묵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에게 “라디오는 친구”같은 존재였다. 그는 라디오 주파수를 손끝으로 정확히 맞출 정도로 즐겨들었다. 20여 전에 산 라디오를 얼마 전까지 잘 들었는데 고장이 나서 수리점에 갔더니 “다시 사라”고 한다며 아쉬워했다.

이렇게 라디오를 좋아했던 그는 ‘창신동 라디오’ 교실 참여자 모집 공고를 보고는 바로 지원해 참여했다.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일을 하지만 주말에 시간을 쪼개어 꼭 교육에 참여했다. 처음에 버거웠지만 할수록 재미있고 의욕이 생겼다.

장비 사용법을 배우고 그의 가족 이야기를 담은 방송원고도 직접 쓰고 녹음도 했다. 방송 녹음은 아직 전파는 타지 못하고 팟캐스트 형태로 만들었다.

“남편은 처음에 듣고는 별 반응 없더니 창신동 얘기가 나오니 옛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하더라구요.”
김 씨는 라디오를 무척 좋아하고 ‘창신동 라디오’ 활동도 재미있지만 요즘엔 고민이 생겼다. 1기, 2기 재미있어서 참여했는데 요즘에 책임감도 많이 든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그래도 그는 ‘창신동 라디오’활동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 창신동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싶어서이다.

창신동 사람들 이야기 남기고 싶다

그는 12세에 전북 진안에서 서울로 올라와 창신동에서만 40여 년을 살았다. 창신동의 ‘산 증인’인 셈으로 자신의 이야기이자 곧 창신동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어릴적 이야기를 방송원고로 작성해서 녹음할 계획이고 원고도 다 모아 둘 계획”이다. 그리고 언젠가 소설을 쓰고 싶은 꿈이 있다. 지금도 그 꿈을 위해서 천천히 노력하고 있다. 어릴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한 김 씨는 지금도 책 욕심이 많아 꾸준히 책을 사서 읽는다.

김 씨는 이제 다른 글의 읽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쓰려고 한다. 물론 ‘창신동 라디오’ 디제이 활동도 같이 하면서 말이다.

“창신동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기 마을을 알 수 있는 서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동네가 재개발 돼서 사람들 흩어지기 전에 기록을 남기고 싶습니다.”
창신동의 ‘미싱사방송’을 꿈꾸는 ‘창신동 스타’ 김 씨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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