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교, 발전기금 얼마나 모금하나?
서울 학교, 발전기금 얼마나 모금하나?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12.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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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6억8800만 원, 최저 2000원… 권익위 창구 일원화 제안

각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모금하는 학교발전기금의 서울 지역 학교 간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학교발전기금은 초·중·고 특수학교 등 각 학교가 교육시설비, 도서구입비, 학생복지비 등의 목적을 위해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금품·물품 등을 모금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에선 학교발전기금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학교장의 ‘능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서울 지역 학교의 ‘2011년 학교발전기금 접수현황’을 보면 서울의 초·중·고 전체가 모금한 학교발전기금은 총 698억7855만 원(3만8171건)이었다. 이 가운데 학교발전기금을 가장 많이 모금한 학교는 용산구에 있는 용산고등학교로 2011년에만 16억8872만 원(117건)을 모금했다.

반면 모금한 곳 가운데 가장 적은 학교는 강서구에 있는 송화초등학교로 단 2000원(1건)에 그쳤다. 기금 모금 실적이 하나도 없는 학교는 모두 60곳으로 고등학교 9곳, 중학교 6곳, 나머지는 모두 초등학교였다. 초등학교는 모금 실적이 없는 곳도 많았지만 모금 규모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초등학교 가운데 가장 많이 모금한 학교는 은평구의 갈산초등학교(공립)로 총 2억6295만 원(33건)을 접수했다. 모금 실적이 있는 학교 가운데 가장 규모가 적은 학교는 강서구의 송화초등학교로 2000원(1건)이었다.

경희중 4억7473만 원
중학교에서는 동대문구의 경희중학교가 4억7473만 원(379건)으로 가장 많았고 도봉구 노곡중학교, 강서구 염경중학교가 각각 10만 원(1건)으로 모금 실적이 있는 학교 가운데 가장 적었다. 중학교 6곳은 모금실적이 하나도 없었다.
고등학교에서는 용산구의 용산고등학교가 16억8872만 원(117건)으로 가장 많이 접수했고 양천구의 백암고는 30만 원(1건)으로 가장 적었다. 모금 실적이 없는 고등학교는 9곳이었다. 특히 2010년 종로구에 있는 중앙고는 모두 75억2000만 원을 접수하기도 했다.
모금 규모 상위 20곳을 보면 고등학교가 18곳, 중학교가 2곳으로 고등학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의무교육인 초·중학교 교육에 비해 고등학교 교육에서 학부모 등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임을 나타낸다.

공립보다 사립이 더 많아

또 공립(7개)보다 사립학교(13개)가 월등히 많아 공/사립 간 교육격차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역 편차도 있어 ‘강남3구’에 7개 학교가 몰려있었고 이어 새로운 부촌으로 떠오르는 용산이 3곳, 동대문·성북이 각각 2곳이었다.
전체 모금액을 분야별로 보면 ‘학교체육 및 학예활동비’가 총 321억4352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학생복지 및 자치활동비’가 202억8768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교육시설비’가 91억5331만 원, ‘교육용 기자재 및 도서구입비’가 82억 9403만 원이었다.
한편 이렇게 지역 간, 공/사립간 편차와 ‘편법’, ‘부적절’한 운영 등으로 인해 학교발전기금에 대한 개선책과 투명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가권익위원회는 2011년 12월 ‘학교발전기금 조성·운영의 투명성 제고’ 보고서에서 학교발전기금이 불법 모금, 부적정한 조성·운영 사례, 지역 간 편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학교 간 격차를 완화하기 이해 기부자가 학교발전기금의 기부대상 학교를 지정하거나 비지정해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또 불법적인 학교발전 기금 조성을 차단을 위해 학교발전기금 접수를 교육청으로 일원화 해 교육청이 배분하는 것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교발전기금의 지역 간 편차와 투명한 운영을 위해 권익위의 개선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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