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를 위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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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입법팀장
  • 승인 2012.12.27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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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첫 인사를 단행했다.
국민들에게는 박 당선자가 전하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선물에는 충격적인 인선이 포함돼 있었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를 당선자 수석대변인 겸 인수위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박 당선자가 극단적인 극우이념도 문제지만, 야권을 반(反)대한민국 세력으로 매도할 정도로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인물을 수석대변인에 기용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박 당선자는 당선 직후 화해와 대탕평책을 강조하고 국민대통합의 새 역사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박 당선자의 첫 인사는 탕평이나 통합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인사절차와 검증과정이 폐쇄적이고 허술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박 당선자는 국민대통합과 100% 대한민국을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윤 수석대변인의 임명을 즉각 철회해 국민에게서 받은 지지와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

윤 수석대변인은 극단적 이념지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떠나서라도 정치적 편 가르기에 앞장선 사람이다. 또 자신의 칼럼에서 공언했던 일도 수시로 바꾸며 자기합리화에 나서기도 했다. 더욱이 언론계와 정계를 오가며 공익보다는 사익에 몰두했다는 눈총을 받기도 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자신이 언급한 사람들에 대한 유감을 표했지만 그이 험한 말에 상처받은 이들에게는 아무런 발언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일방적으로 남을 비판한 뒤 일방적으로 철회하면 그만이라는 유아적 발상을 넘어서지 못한다.

이런 인물이 차기 정부의 기틀을 마련하는 정권이양기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국민대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입과 같은 역할에 나서기에는 상당히 미흡하다. 특히 저급한 비유와 독설을 일삼아 온 인사의 기용은 당선자의 품격을 의심케 하는 것을 넘어 정권의 품격, 국가의 품격까지 손상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인사권은 당선자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그 권한은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다. 자신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사람을 등용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국민 일반의 상식과 균형감각에 어긋나는 사람을 등용한 일은 박 당선자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에도 암울한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 당선자는 탕평에 걸맞게 인사에 앞서 좀 더 널리 뜻을 묻고, 검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대탕평 인사는 출신 지역과 계층, 세대의 고른 안배는 물론, 역량과 자질 또한 검증된 사람을 등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철통 보안 속에서 충분한 검증도 거치지 않고 당선자의 독단적 판단에 의해 단행되는 인사는 끊임없는 잡음과 파문만을 양산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전 정권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문성을 꼼꼼히 따지고, 결격사유는 없는지 살펴보는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박 당선자의 대통합과 소통 의지, 그리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윤창중 수석대변인의 임명철회에 나설 것을 거듭 요구한다.

또한 이번 수석대변인의 임명 논란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향후 국민의 상식에 맞는 인선을 이루어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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