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중·고생 15% ‘시한폭탄’, 전문적 외부 개입 절실
서울 초·중·고생 15% ‘시한폭탄’, 전문적 외부 개입 절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1.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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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왕따·자살유혹 노출… 자치구별 편차도 심각, 금천구 가장 높아

서울의 초·중·고교생 100명 중 15.2명은 당장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한 ‘위험(주의)군’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6~8월 실시한 ‘청소년 위기실태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청소년 위기실태조사’는 시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서울시내 98개교 초·중·고교생 1만171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공격·충동성, 우울증 위험군 비율 높아

조사 결과, 대상 청소년의 2.2%가 고위험군, 13.0%가 잠재 위험군으로 나타나 전체 15.2%의 청소년들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에 고위험군 3.1%, 잠재 위험군 16.9% 등 청소년의 20%가 위험(주의)군으로 나타난 것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고위험군의 43%, 잠재위험군의 24%는 위기 수준이 심각해 반드시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위기 요소를 영역별로 살펴보면, 공격성·충동성·부주의 문제를 가진 청소년이 44.8%(잠재 위험군 26.6%, 고위험군 18.2%), 우울·불안 문제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37.4%(잠재 위험군 25.3%, 고위험군 12.1%)로 조사됐다.

또한, 지역사회와 학교생활에서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청소년들도 각각 36.8%, 25.0%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 시도 경험한 학생 40%

조사 대상자의 11.7%가 ‘한 번 이상 친구로부터 따돌림 당한 경험’이 있으며, 12.8%가 ‘친구로부터 심한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 10.2%가 ‘친구에게 괴롭힘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10% 이상 청소년들이 학교 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0년도 조사에서는 ‘한 번 이상 친구로부터 따돌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들은 6.4%였으며, ‘친구로부터 괴롭힘 당한’ 청소년은 7.3%, ‘친구에게 심한 언어폭력을 당한’ 청소년은 9.2%로 나타난 바 있다.

한번 이상 따돌림 당한 학생의 비율이 6.7%에서 11.7%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은 지난 2년 사이 청소년의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학교 폭력 가해와 관련된 응답을 살펴보면, 14.3%가 ‘한 번 이상 친구를 따돌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3.2%가 ‘친구를 괴롭힌 경험’이 있었고, 12.5%가 ‘친구에게 심한 언어폭력을 한 경험’이, 9.2%가 ‘친구를 폭행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도 조사에서는 친구를 따돌린 경험이 10.2%, 친구를 괴롭힌 경험이 9.7%, 친구에게 심한 언어폭력을 한 경험이 10.3%, 폭행한 경험이 6.7%로 나타나 학교폭력 가해 경험 역시 2년 사이 높아졌다.

특히 청소년들이 ‘자살을 생각해 본 경험’은 25.8%, ‘자살을 계획해 본 경험’은 9.0%, ‘자살을 시도해 본 경험’은 5.0%로 나타나 여전히 많은 청소년들이 자살과 관련된 문제에 당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움 줄 어른 적을수록 위기수준 높아

위기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어른이 적을수록 청소년의 위기 수준이 높았다.
위기 수준이 보통인 청소년의 4.2%가 ‘도움을 청할 어른이 전혀 없다’라고 응답한 반면, 고위험군 청소년들의 경우 26.7%가 ‘도움을 청할 어른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부모로부터 물질적 지원을 충분히 받고 있다는 응답은 37%, 정서적 지원을 충분히 받고 있다는 응답은 31.2%로 나타난 반면, 부모로부터 물질적인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청소년은 13.2%(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4.5%, 부족하다 8.7%), 정서적 지원이 부족한 경우는 12.6%(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4.7%, 부족하다 7.9%)로 나타났다.

전문상담교사 1000명 대신 입시상담교사만

고위험군 청소년 비율의 지역별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군 청소년 비율은 금천구(3.9%), 강남구(3.7%), 은평구(3.4%), 중랑구(3.4%), 영등포구(3.3%) 순으로 높았고 동작구(1.2%), 성북구(1.4%), 서초구(1.5%)는 고위험군 청소년의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서울시는 청소년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올해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사업으로 학교폭력 조기발견 및 예방시스템 구축을 위한 또래상담과 또래상담 동아리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학교별 전문상담교사가 부족해 적극적인 고위험군 청소년 관리와 지도가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은 전체 1290개교 가운데 68.4%인 883개교에만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돼 나머지 학교는 일반 교사가 상담을 맡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해 2월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의 하나로 2013년 전문상담교사를 1000명 채용한다고 밝혔으나 9월 28일 신규 선발인원이 없다고 번복했다.

교과부는 올해 전문상담교사 선발 대신 전국 중·고등학교에 진로상담교사 4550명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올해 서울의 진로진학상담교사 연수 대상자는 20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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