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주)놀이나무 대표
이원영 (주)놀이나무 대표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1.1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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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튼튼한 생각

지하철 4호선 길음역에 내리면 삼부컨비니언 아파트가 있다. 지상 3층까지는 상가, 그 위로 아파트가 있는 옛날식 주상복합이다.

상가 2층에 정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체험학습 공간 (주)놀이나무(http://www.noljaa.co.kr)가 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사무실 같은 모양새다. (주)놀이나무의 슬로건은 ‘놀자아’다. 잘 노는 아이들이 튼튼하다. 몸뿐만 아니라 생각이 튼튼하고 튼튼한 생각은 쓸데없는 경계와 구획을 허문다.

이런 벽 허물기를 통한 창조적 교육을 꿈꾸는 이가 (주)놀이나무의 이원영 대표다.

놀이와 공부, 과목과 과목  벽 허물기

이 대표는 만나자마자 대뜸 수학 얘기를 꺼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참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시험만 보면 점수가 안 나와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주)놀이나무는 박물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을 살찌우고 교과 성적도 쑥쑥 올리는 교육 프로그램 업체다. 그런데 왜 수학 얘기부터 꺼낼까.

이 대표는 “처음 아이들 수학 과외를 시작하면서 유아교육부터 아이들을 완전히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런 깨달음은 어린 시절 수학을 잘했지만 성적은 통 안 나오던 체험에서 얻을 수 있었다. 당시는 막 인터넷이 보편화되던 때였다,

이 대표는 웹 서핑을 통해 외국의 수학교육 자료를 모았고 하나하나 자신의 커뮤니티에 올리기 시작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수학교육연구소라는 교사 단체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도 들어왔다.

그는 알고 보니 수학교육 전문가였던 셈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부터 초등 1, 2학년 수학교과 과정을 크게 바꿨다. 스토리텔링 방식의 수학교재를 만들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수학 공부를 하도록 했다.

이 대표가 8년 전 처음 구상하고 책을 쓰기 시작한 일을 교과부에서는 지금에서야 시작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무려 8년 동안 직접 이야기를 쓰고 출판사의 일러스트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한 끝에 지난 연말 마침내 16권짜리 ‘7살 수학’ 시리즈를 완간했다.

이 대표는 “8년이나 기다려준 한울림출판사도 참 대단하지 않냐”며 “정부에서는 최근에야 스토리 텔링 수학을 한다고 난리인데 2년 전 쯤 책을 출간했으면 고스란히 사장될 뻔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88학번이다. 대학졸업 후 경기도 안산 등의 노동현장에 들어가 일했던 운동가 출신이다. 아이들 수학 과외를 시작한 것도 현장에서 나온 뒤 할 일이 그것밖에 없어서였을 것이다.

8년 앞선 스토리텔링 수학과 융합교육

하지만 그런 경험이 최근 교육계에서 호들갑 떠는 융복합 교육 방식의 중요성을 체득하게 했고 ‘7살 수학’뿐만 아니라 박물관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힘의 동력이 됐다.

이 대표는 “박물관 안에는 정말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며 “누구나 박물관에서 다 배울 것이 있다는 애기”라고 못 박았다.

(주)놀이나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학년별 구성부터 수십 가지 주제별 구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주제에 따라 찾아가는 박물관은 국립박물관에서 신문박물관, 농업박물관 등 영역별 박물관까지 다양하다. 박물관뿐만 아니라 국회와 수원 화성 등도 포함한다.

일부 박물관은 경기도 교육청의 용역사업을 맡아 학습지까지 직접 제작해 체험학습에 활용한다.
이 대표는 “한 번 아이를 보낸 학부모들은 모든 프로그램을 마칠 때까지 지속적으로 찾는다”며 “그만큼 아이들의 학습효과가 높고 전인적 교육까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박물관 체험 프로그램에 수학도 접목할 계획이다. 또 지금까지 2000년 시작한 (주)놀이나무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데 주력한 만큼, 올해부터는 홍보마케팅에도 힘을 쏟으려 한다.

이 대표는 “올해 정부의 사회적 기업 지원이 끝나는 만큼 반드시 자립기반을 더욱 튼튼히 하는데 온 힘을 모을 계획”이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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