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환 서울형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오인환 서울형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대표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1.18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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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의 참여로 혁신교육 활성화 도움

연일 영하 10도 안팎의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1월 9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학부모들이 익숙치도 않은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예비 우솔초·천왕중 학부모들로 두 학교에 대한 혁신학교 지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문용린 교육감이 공모 신청한 6개 학교만 혁신학교 지정하고 청원을 넣은 우솔초·천왕중에 대해서 혁신학교 평가 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1인 시위에 오인환 서울형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대표도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그의 자녀는 현재 천왕초등학교 2학년으로 우솔초·천왕중 학교는 당장 직접 관련은 없지만 서울의 아이들이 좀 더 재미있고 행복한 교육을 꼭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선 것이다. 그 배경엔 오 대표의 혁신학교·혁신교육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몇 년 전 MBC피디수첩에서 남한산초등학교 소식을 들었다. 도시에 있으면서도 아이들이 자연과 가깝게 지내고 무엇보다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혁신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아이를 초등학교 때부터 성적과 경쟁에 짓눌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대안학교도 생각해 봤는데 대안학교는 너무 멀리 있거나 학비가 비쌌다. 마침 구로구에 개교하는 천왕초가 혁신학교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2011년 8월에 이사했다.

물론 아이도 천왕초로 전학을 왔다. 그런데 이건 부모의 욕심이 아닐까? 그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혁신학교 다니는 자녀 “학교 재밌다”

“혁신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학교 재밌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재미있어 하니 좋습니다. 특히 블록수업(1~2시간 수업을 한꺼번에 하고 30분을 쉬는 수업)을 하는 데 그 쉬는 시간을 참 재미있어 합니다.”

오 대표는 아이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 대표는 혁신학교 장점이야기가 나오자 연달아 쏟아 냈다.

그는 국사봉중을 예로 들며 “그 학교는 혁신학교는 교칙을 학생-교사-학부모 등이 참여해 오래도록 토론해서 만든다. 시간은 오래 걸려도 아이들도 잘 지키고 만족한다.

한 교장은 ‘아이들이 주인이 돼 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어떤 학교는 받아쓰기 등을 해도 점수를 가정으로 알리지 않고 학생 지도에 참고한다, 다만 학부모와 1학기에 1번 이상 심층적인 상담을 통해 학생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학교도 학교마다 다르고 완벽한 정답은 아니지만 ‘행복한 학교’에 대한 시도와 변화의 과정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혁신학교에 대한 ‘믿음’에는 학부모에 대한 믿음도 함께 한다. 그 믿음은 학부모들의 참여와 소통에서 나온다. 혁신학교 학부모 연수를 계기로 해서 혁신학교 학부모들의 참여와 소통을 위해 혁신학교 학부모 모임 구성을 추진하게 됐고 2012년 11월 서울형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가 공식 발족했다.

그리고 많은 엄마들 사이에서 아빠가 대표를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취지에서 대표로 ‘지명’ 됐다며 웃었다. 학부모들은 네트워크를 통해서 의견도 내지만 교육과 소통을 통해서 자신이 변화하고 행복한 교육에 대한 꿈을 함께 키워간다.

“문 교육감의 전향적인 자세 요구”

그러나 오 대표를 비롯한 우솔초·천왕중 학부모들은 요즘 웃질 못한다. 어렵게 학부모·주민의 서명을 받아 혁신학교 지정을 위한 청원까지 넣었는데 지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오 대표는 “시의회에서 예산이 통과도 되고 지정되는 줄 알았는데 지정을 보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학부모들이 격앙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교육감이 말을 너무 자주 바꾸고 일관성도 없는 것 같다. 교육감 바뀐다고 학교 정책이 쉽게 바뀌는 것은 문제”라고 문 교육감을 비판했다.

오 대표는 “진보-보수를 넘어 새로운 혁신교육에 대한 실험인데 정책적으로 지원해서 중단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18일 업무보고회 한다는 데 문 교육감의 전향적인 변화를 요구한다”며 혁신학교 추가 지정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한편 오 대표는 또 혁신학교에 대한 일부 오해와 왜곡된 시선이 있어 혁신학교 바로 알리기 작업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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