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어르신들, ‘도랑치고 가재잡고’
마포구 어르신들, ‘도랑치고 가재잡고’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1.18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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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어린이공원·쉼터 위탁관리’, 월 62만 원 수입
▲마포구의 ‘어린이공원·쉼터 위탁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른신들이 경로당 인근 어린이공원을 청소하고 있다.

“소일 삼아 동네 어린이공원을 돌며 청소도 해주고 경로당에서 함께 쓸 돈도 버니 이게 바로 일석이조 아니겠냐.”

마포구 연남동 느티나무 어린이공원의 관리를 맡게 된 연서경로당 유모 할아버지는 포근해진 날씨보다 따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날 마포구 성산동의 한 어린이공원에도 노란 조끼를 입은 어르신들이 나와 아직 채 녹지 않은 눈을 치우고 쓰레기까지 말끔히 주워 폐기물 봉투에 넣어 한쪽에 정돈하느라 분주했다. 이들은 어린이공원을 말끔히 치우고 바로 옆에 있는 경로당으로 들어가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어르신들은 이러한 공원 청소를 해준 대가로 매월 20만8000원부터 많게는 62만4000원까지 경로당 공동회비를 벌게 된다. 이들 어르신들은 마포구(구청장 박홍섭)이 올해 마련한 ‘어린이공원·쉼터 위탁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마포구는 올해 3억 400만원의 위탁관리비를 편성, 그동안 신속한 관리가 어려웠던 공원, 쉼터, 마을마당 77곳의 유지관리 업무를 경로당에 위탁했다. 관리 업무를 위탁받은 경로당은 청소와 각종 시설물 안전점검 및 유지관리를 실시하고 파손이나 불편사항이 발생하면 즉시 구청에 통보해 고치도록 하고 있다.

여기다 공원 안에서 벌아질지 모르는 청소년 불량행위와 흡연자를 계도하는 한편, 공원 이용객의 불편사항을 줄이는 일까지 맡게 됐다.

위탁관리비는 1,000㎡이하부터 2,000㎡이상까지 공원 등의 면적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이렇게 경로당 어르신들의 손으로 관리하는 마포구 관내 공원과 쉼터는 약 12만 5,000㎡. 하루 124명의 일자리 창출효과까지 덤으로 얻게 됐다.

성경호 마포구청 공원녹지과장은 “동네 어르신에게 공원 관리를 맡김으로써, 부모들은 조금 더 안심하고 아이를 내보내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공원에서 뛰놀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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