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누정 88개에 얽힌 옛 이야기 찾기
서울의 누정 88개에 얽힌 옛 이야기 찾기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1.18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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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사편찬위, ‘내고향 서울’ 시리즈 8권 <서울의 누정> 발간

한강 동호에 있었던 낙천정은 조선 3대 왕인 태종의 별장이다.
태종은 왕위를 세종에게 물려주고 낙천정에 살면서 한강의 풍경과 자양동 일대의 목장을 둘러보면서 말년을 보냈다.

이곳에서는 태종이 아들 세종과 만나 자주 매사냥을 즐겼고, 한강 두모포에서 낚시하는 모습을 참관했으며, 세종 1년 대마도를 정벌하기 위해 떠나는 이종무 일행을 격려하고, 승리하고 돌아온 후에는 낙천정에서 연회를 베풀며 노고를 치하한 곳이다.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위원장 신형식)가 ‘내고향 서울’ 시리즈 제8권으로 ‘서울의 누정’(530쪽)을 펴냈다.
‘서울의 누정’은 경복궁 경회루를 비롯해 탑골공원 팔각정 등 모두 88개의 누정을 소개한다.

누정은 누각과 정자를 이르는 말이다. 누각은 사방을 바라볼 수 있게 마룻바닥을 땅에서 한층 높게 지은 다락 형태의 집이고 정자는 경치가 좋은 곳에 경관을 감상하기 위해 지은 목조건물이다.

이중 경복궁의 경회루는 1년 12달과 24절기를 비롯한 음양 주역의 원리는 물론 우주의 철학까지 담고 있는 조선의 대표적인 누각이다.

서울에 남아있는 누정은 모두 32개에다 한강의 망원정 등 복원된 것은 5개다. 나머지는 대부분 기록으로만 남아있고, 황학정 등 활터 2개와 종루, 탑골공원의 팔각정 등은 특수한 사례로 분류한다.

기록에서 찾을 수 있는 누정은 49개로 시사편찬위는 이들 누정의 역사, 문화, 일화, 누정의 경치를 배경으로 지은 한시와 번역문 등을 수록했다.

이들 누정 가운데 창덕궁 후원의 부용정은 누정 자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주위 풍경과의 조화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부용정은 정조가 신하들과 함께 낚시를 하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는 기록까지 전해진다.

정조는 연못에 배를 띄워 시를 짓기는 놀이를 하다가 시를 짓지 못하는 신하를 부용지의 둥근 섬으로 귀양 보내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창경궁의 함인정은 조선 후기 왕이 편전으로 사용하고 과거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특히 영조는 과거에 합격한 유생들을 이곳에서 만났고, 신하들과 학문을 토론하는 경연을 열기도 했다.

경복궁 향원정은 고종이 새로 지은 건청궁의 후원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전깃불을 설치하기도 했다. 용산강 일대에 있던 삼호정은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여류시인들이 모여 시문을 지으면서 풍류를 즐기던 곳이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금앵, 김운초, 경산, 박죽서, 경춘 등은 이 정자를 무대로 삼호정시단을 만들어 조선 후기 여성 한시문학을 꽃피웠다.

‘서울의 누정’은 이밖에 다양한 누정의 일화를 사진, 그림, 분포지도와 함께 소개한다. 서울도서관 북카페(2133-0305)와 정부간행물센터에서 한정판으로 구매할 수 있고 서울시내 시립도서관을 비롯한 공공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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