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문화와 사회의 건강성
음주문화와 사회의 건강성
  • 천성수 삼육대학교 보건관리학과 교수·한국알코올문
  • 승인 2013.01.25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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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자살, 그리고 폭력

알코올소비와 폭력범죄율 간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다퀸스(Dawkins)의 연구에 따르면 마리화나의 사용은 절도, 패싸움 등에 의미 있는 예측인자인 반면, 알코올 사용은 심각한 싸움, 심각한 손상, 비행, 가족 간의 싸움 등에 의미 있는 예측인자이다. 일회에 마시는 음주량과 음주기간도 폭력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음주량이 많거나 음주기간이 길수록 음주량이 적거나 음주기간이 짧은 집단보다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고, 또한 음주의 정도가 심할수록 음주 후 폭력이 심각하고, 평상시에도 폭력성이 있다.

다시 말하면 평소의 음주유형도 폭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물론 폭력 당시의 음주상태는 결정적으로 폭력과 관련이 깊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살인 사건의 50%정도가 음주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특히 가정 폭력살인의 70%와 파트너 살인의 78%가 음주상태에서 발생된다. 폭력이나 살인을 당한 사람의 경우도 음주 당사자가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

왜냐하면 범죄자의 입장에서 음주자를 보다 쉬운 범죄의 대상으로 인식할 뿐 아니라 음주자가 자신과 자신에게 속한 것을 돌보는 것에 대해 나쁜 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조성민 씨의 자살사건과 관련하여 사회적 충격이 너무나 크다. 최진실과 동생 최진영, 그리고 그녀의 전 남편이었던 조성민 씨까지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을 한 비운의 가족이 되었다.

최고의 스타 가족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불운한 삶으로 생을 마친 가족으로 우리에게 기억되게 되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교롭게도 그들 셋 모두 음주상태에서 자살을 하였다. 지나간 일에 가정이란 존재할 수 없지만, 만약에 그들 모두가 술을 절제할 줄 알았더라면 어떠했을까? 음주는 자살의 촉발인자이다. 응급실에 실려 오는 자해 환자의 대부분은 음주 상태이다.

다시 말하면 알코올은 자해와 자살, 그리고 폭력의 선행적 요소이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과 장벽 없는 자유무역으로 인해 지구는 하나의 단위처럼 더욱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와 함께 글로벌 주류회사들의 활동이 취약한 제도의 크고 작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이제는 알코올 문제가 한 나라에서 방어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전 세계적 이슈로 확산되었다.

세계보건기구가 2009년도에 발표한 Global Health Risks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과 장애를 동시에 고려하였을 때 알코올은 담배보다 더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전체에서 세 번째에 해당된다.

알코올로 인한 사망과 장애 때문에 발생되는 건강수명손실 비중이 1990년에는 3.5%였으나 2010년에는 5.5%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가 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모두 심각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알코올은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사망으로 선진국에서는 알코올로 인한 질병과 장애로 많은 부담을 끼치고 있다.

이처럼 알코올로 인한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장벽이 없는 자유무역으로 인한 주류회사들의 취약계층에 대한 주류 판촉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결과라 하겠다.

아울러 알코올 폐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의식 있는 시민사회의 글로벌 활동들이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 중 세계알코올정책연맹(Global Alcohol Policy Alliance)이 가장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순수 글로벌 시민학술단체이다.

특히 2년마다 개최되고 있는 세계알코올정책대회는 그들 활동 중 하이라이트에 해당된다. 이 대회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고 실천적인 글로벌 활동이다. 스포츠로 치자면 올림픽경기대회와 같다. 2012년 2월 태국 방콕에서 제1회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 참석자 전원이 동의한 23개조항의 방콕선언은 전 세계가 알코올문제에 대해 특별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메시지였다.

올해 10월 7일-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65개국에서 1,000여명의 국제정부기관, 시민단체, 학자들이 함께 모여, 서울선언과 국가알코올정책을 제안하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알코올로 인한 폐해가 예방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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