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랑’은 도대체 무엇일까?
‘진짜 사랑’은 도대체 무엇일까?
  • 송송이 한국무역협회 연구원·혼인강좌 강사
  • 승인 2013.02.01 1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송송이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혼인강좌 강사

넷째 일요일, 올해에도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혼인강좌는 계속된다. 어느덧 9년째에 접어든다니, 감회가 새롭다. 지난 달 성탄절과 겹쳐 강의를 하지 않았더니 꼭 두 달 만이다. 겨울이라 결혼이 뜸할 것 같은데도 70쌍 이상이 참석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서 결혼을 한다고 하는데, 몇 달 뒤, 혹은 몇 년 뒤에, 이제는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상대방은 내게 이렇게까지 했다고 미워하며 우리 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참으로 안타깝다. 혹시, 사랑을 오해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오늘 강의 시간에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을 던지자, 한 남자분이 정말로 용감하게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대부분 이 질문을 받으면 이리 저리 궁리하다가 뭔가 대답을 하는데, 이 분은 ‘정말로 생각해봤지만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진지하게 모르겠다는 대답을 했다. 나는 그분의 진정한 용기에 감동했다.

'사랑'이 무엇인지 우린 잘 모른다. 일단, 체계적으로 어디에서도 배운 적이 없다. 그런데도 자연스럽게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 사람 없이는 살 수 없어 결혼을 결심했다고 하는 이들은 '의존'을 사랑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일 게다. 때로는 남편이 말과 행동으로 폭력을 행사해도 무조건 참고 밥을 차려주는 '인내'로 착각하기도 한다.

또는 부모가 아이에게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것처럼 '희생'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기도 한다. 상대방이 자기가 원하는 모습대로 존재해 나를 빛나게 하는 액세서리로 만드는 '집착'이나 ‘구속’을 사랑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게다가 사랑은 그저 '감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치부해 버리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좀 더 종교교육을 받은 이들을,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아이가 사탕을 원한다고 이빨이 썩는 것을 알면서도 사탕을 계속 주는 것이 사랑일까?

상대방을 아프게 하거나 주저앉게 하는 것이라면, 혹은 자유를 준다는 미명 하에 무관심 속에 방치해 두는 것이라면, 오히려 그것은 상대방을 망치는 것이 되고 만다. 

진정한 사랑은 '의지'인 듯하다. 결심하여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나와 상대방이 가까이에 있는 좀 더 많은 이들을 마음에 품을 수 있도록, 마음을 넓히도록, 그렇게 기쁘게 하는 것이다.

더 이상 상대방에게서 전혀 매력적인 점을 발견할 수 없을 때에, 설레게 하는 감정을 유발하는 사랑에 관한 호르몬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상대방이 꼴도 보기 싫을 때에서야 우리는 그야말로 ‘진짜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의지적으로 다시 한 번 더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 무엇보다도 상대방이 어떤 짓을 해도 날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진짜 사랑의 시작일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배우자가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말하지 않아 실망하면서도 온 힘을 다해 상대방이 날 사랑하고 있다고 믿고 가정 안에서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눈물을 흘리는 그들 각자가 ‘진짜 사랑’의 길을 걸으며 각자를 위한 특별한 하늘의 계획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