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령대군 즐겨 찾던 망원정에 입힌 요즘 이야기
효령대군 즐겨 찾던 망원정에 입힌 요즘 이야기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2.08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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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마포를 이야기하다’ 발간

갑자기 옆에 있던 복사나무 한 그루가 살아있는 생물인 양 쑥쑥 자라기 시작하자, 유득공은 놀란 얼굴로 나무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구름에 닿은 분홍빛 잎사귀들은 알을 품은 암탉처럼 둥근 모양을 이루었다. 분홍빛으로 휩싸인 채 지상으로 내려오는 물체를 감싸고 있던 꽃잎이 사방으로 흩뿌려졌고, 은은한 향기와 함께 청초한 미모의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득공은 절로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숙이며 그녀, 천상의 여인임을 부정할 수 없는 항아(姮娥)에게 예를 올렸다.

- 2012년 마포 문화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전 대상 수상작 ‘도화지몽’ 중

위 글은 조선시대 학자 유득공과 선녀 항아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도화지몽’의 일부다.

마포구가 문화관광로서의 매력을 알릴 지역의 이야기 14편을 엮은 ‘2012년 마포 문화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전 수상집 ‘마포를 이야기하다’를 발간했다.

마포구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새 방안으로 마포의 역사·문화유산, 관광명소, 구비전승 및 동명 유래, 축제 등을 소재로 하고, 전 국민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토대로 하는 관광자원을 개발해 관광코스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제1회 마포 문화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전’을 실시, 단편소설(6), 수필(4), 동영상(1), 그림일기(1), 동화(1), 시나리오(1) 형식의 14작품을 선정했다.

이 중 도화동 및 도화낭자 설화에 유득공의 시, 용강동 우물, 망원정(희우정) 등 소재를 접목한 명광일(대학생)씨 외 5명의 ‘도화지몽’이 대상을 차지했다.

복숭아나무가 많아 봄철에 복사꽃이 피어 경치가 좋았기에 ‘복사골’이라 불렸다던 지명(도화동)의 유래나 한강을 바라본 경치가 아름다워 효령대군이 즐겨 찾던 정자(망원정) 등을 살리고, 여기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입혀 마포의 새로운 설화를 탄생시켰다.

최우수상에는 △얼떨결에 할아버지를 따라 가게 된 밤섬 부군당제에서 겪은 이야기 ‘밤섬마을 사람들’(단편소설) △점점 없어져가는 한옥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은 ‘용강동 정구중 한옥과 주변 한옥들에 대한 나의 추억’(수필)이 선정됐다.

이밖에도 △폐관된 경보극장에 대한 단상을 적은 ‘경보극장’(수필) △한국실험예술제를 다룬‘에스꼴라 알레그리아’(동영상) △마포 골목길에서 만나는 맛집 10곳을 담은 ‘마포 여행자의 골목 미식’(수필) 등 총 14편이 ‘마포를 이야기하다’에 실렸다.

구는 책자를 동주민센터, 동문고, 구청 종합민원실 및 유관기관 뿐 아니라 평생학습관과 작은도서관 등을 포함한 관내 도서관 10곳, 22개 초등학교, 각 동 경로당, 마포관광정보센터 등에 배포했다. 또 마포구청 홈페이지에도 올려 손쉽게 책자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이번 스토리텔링 공모전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보석 같은 이야기를 발굴해냄으로써 마포관광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큰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홍대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한·영판 2종의 ‘홍대 투어리스트 맵’ 1만부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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