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군사쿠테타로 실각한 장면(張勉··1899∼1966) 전 총리의 서울 명륜동 가옥을 원형대로 복원, 올 4·19에 맞춰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이와 함께 장 전 총리가 초대 주미대사로 활동하면서 사용한 ‘대한민국 1호 여권’과 당시 장면 내각이 준비했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자료 등의 유물도 볼 수 있다.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명륜1가 36-1번지에 있는 장면 가옥을 복원하고 안채·사랑채 등 4개 동에 165㎡(50평) 규모의 전시시설을 설치하는 공사를 마치고 4·19 당일부터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종로구는 이번 공개에 앞서 장 전 총리와 유가족들이 쓰던 가옥 외부와 재래식 부엌, 화장실 등을 원형대로 복원했다. 장면 가옥은 지난 1937년 한일양식을 절충해 지은 가옥으로, 일제 강점기 당시 교육·문화운동과 광복 후 정치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장 전 총리는 1966년 서거할 때까지 이곳에서 거주했다. 이번에 공개하는 전시공간은 ‘만남’, ‘평화와 실천’, ‘공존의 원칙’, ‘그리움’ 등을 주제로 꾸몄다. 또 마당, 안채, 대청마루, 안방 등에 각각의 주제를 형상화한 유물과 영상물 등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장 전 총리가 남긴 총 39점의 유물과 가족들이 쓰던 선풍기, 장롱 등 가구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 유물은 ‘유학과 신앙활동’, ‘나라 세우기’, ‘나라 지키기’, ‘평화의 실천’, ‘일생의 반려, 김옥윤 여사’ 등 주제별로 나눠 분류했다.
유물은 장 전 총리가 친필로 신앙을 정리한 노트, 화학실험서와 학습장, 묵주, 기도문 3권 등 유학·신앙활동에 관한 물품부터 주미대사 신임장, 유엔총회 대한민국 승인서, 유엔총회 연설문, 바티칸 교황청 훈장 등 건국 초기 대한민국사를 엿볼 수 있는 것도 있다.
장 전 총리 유족 관계자는 “장 전 총리와 가족은 집을 지은 지 30년이 지나도록 목욕탕, 부엌 등을 현대식으로 고치지 않고 살았다”며 “비천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옛날 그대로를 유지하는 데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