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 송송이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혼인강좌 강사
  • 승인 2013.02.15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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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송이 한국무역협회연구위원·혼인강좌 강사

얼마 전 친구의 추천으로 ‘대한민국 부모’라는 책을 읽었다. 부모이자 심리상담을 하시는 세 분이 공동으로 쓰신 책인데, 새벽녘에 붙잡은 책을 단숨에 읽어 버렸다.

2011년 말부터 크게 드러나기 시작한 학교폭력에 관한 기사들을 보면서 나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돌아가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았었다.

“더 많이 더 빨리 가지는 것”을 훌륭한 가치라고 드높여, 부모들이 진짜 부모가 아닌 돈 버는 기능인으로 전락시킨 이 사회의 리더들에게, 그것을 동의한 사회 전체에 책임이 있다고 나는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었다.

이 책에서는 실제로 그런 사회가 되도록 만든 역사적 근거로 1980년 내신성적과 졸업정원제가 도입된 시점을 지적했다. 무한경쟁에 내몰린 아이들과 부모들은 친구를 적으로 보고 짓밟고 올라서야만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믿게 된 것이었다.

자신이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사랑 받은 기억이 없기 때문에, 따라서 자기 자신이 맘에 들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스럽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삶을 대물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아이가 지금 행복한 지 표정을 살피기보다는 공부를 해야만 인정받는 기능인으로 아이를 ‘사육’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부모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고 대답한 중고등학생이 1%가 안 된다는 것을 볼 때, 우리 사회는 심각하게 아프고 병들어 있다.

나의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무한경쟁이 물밀듯이 밀려온 때였지만, 모든 이를 도와주고 사랑하는 것이 공부를 잘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 아닌 삶으로 보여주신 부모님 덕분에 참 기쁘고 즐겁게 지냈던 것 같다.

한번도 공부하라는 말씀 없이 기타와 오디오를 사주셨던 부모님이, 학교를 10일씩 결석하더라도 넓은 세계를 보고 오라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이탈리아의 세계 청소년 대회에 보내주신 부모님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진다.

전쟁과 가난에 시달리는 세상의 수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을 위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기쁘게 공부했다.

집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친구들과 놀게 하고 자녀에 대한 무한 신뢰로 친구들과 함께 밤을 새며 노는 파자마파티를 허락하셨던 부모님이 존경스럽다. 덕분에 나는 내 옆에 앉은 아이를 경쟁자로 본 적이 없다.

한 친구가 나의 사진을 붙여 놓고 공부했다는 이야길 몇 년 뒤에 듣고 참으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누군가를 이기고자 하는 공부는 끝까지 즐거울 수가 없다.

책을 읽은 다음날,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한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나는 진정으로 그 부부가 서로 삶에 대한 시선을 공유하는지,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물었다.

부모 스스로가 행복하고 기쁘다면, 부모가 서로 사랑스러운 눈길을 주고받으면서 아름다운 말과 행동을 한다면, 아이들은 깊이 감추어져 있던 재능을 마음껏 드러내게 되고 이유 없이 공부를 싫어하지 않는다.

존경하는 어머니, 아버지, 제가 저를 마음껏 표현하고 사랑스럽게 볼 수 있도록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기다리고 응원하는 행복한 엄마로 성장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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