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원 양(한성여고 3학년)
이혜원 양(한성여고 3학년)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2.22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인 봉사활동에서 얻은 깨달음 ‘모든 사람은 똑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들리며 성장한다. 성인이 돼서도 그렇지만 특히 청소년 시기엔 더 많이 고민하고 갈등한다. 때론 그런 고민이 힘들지만 결국 자기의 내면을 풍부하게 살 찌우고 자아를 부쩍 성장하게 만드는 샘이다.

이혜원 학생(한성여고 3학년)도 고민 뒤에 훌쩍 큰 자신을 만났다. 이 양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해인 2011년, 여름 방학 봉사 활동을 찾고 있었다. 마침 아는 언니가 자신이 하던 봉사활동을 소개해 줬다.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으로 갈등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공부를 돕는는 봉사활동이었다. 말을 듣고 혜원 양은 망설였다.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 한편에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기 때문이다.

혜원 양은 거리에서 장애인을 만나면 먼저 무서운 감정이 들었고 자리도 피했었다. 그러면 또 ‘똑 같은 사람인데 내가 왜 그랬지’하며 부끄러워했다. 혜원 양은 ‘그런 내가 이 봉사활동을 잘 할 수 있을까’ 갈등을 많이 했다.

그러나 아는 언니가 용기를 북 돋아주었고 무엇보다 부모님의 ‘열심히 해보라’는 격려와 응원이 힘이 돼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혜원 양은 2011년 5월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인 지우 양(한빛맹학교)을 만났다.

그렇게 처음 만나고 7월부터수학을 가르치기로 했다. 혜원 양은 수학을 잘 하기 때문이다. 혜원 양은 더 목소리를 높여 친근하게 했고 같이 손도 잡으며 수업을 했다.

“다행히 지우는 저에게 친근하게 대해줬어요. 시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을 만나면 쌀쌀하게 대한다는 편견이 사라진 순간이었어요.”

봉사활동 하며 선입견 사라져

지우 양과 함께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갔다. 교과서에서 가르치던 ‘모든 사람은 똑같다’란을 몸소 겪으며 깨달았고 장애인에 대한 두려움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다.

이제는 지우 양과 게임도 하고(지우 양이 트럼프를 좋아해 트럼프를 자주한다) 이야기도 많이하고 문자 메시지도 주고 받을 정도로 친해졌다.

혜원 양은 자신의 ‘수학 가르침’ 덕에 지우 양이 수학을 1등 했을 때 “가장 보람되고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보람된 건 혜원 양 자신의 내면에 있던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날려버린 일이다.

무감하게 넘길 수도 있는 일을 혜원 양은 고민과 갈등을 스스로 생각하고 풀면서 성장한 것이다. 혜원 양은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과 고민을 주고 받으며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

경제·경영 공부 자선단체일하고 싶어

“큰 변화는 전에 가졌던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다 날려 버린 거예요. 이젠 장애인도 ‘똑 같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 들여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저도 많이 배웠어요. 이제는 제가 다름 사람들에게 장애인도 같은 사람이라고 교육시켜주고 싶어요.”

이제 고3이 돼서 입시 부담도 있지만 우선 7월까지는 봉사활동을 한 뒤 수능 준비를 하고 수능이 끝나면 다시 지우 양과 공부를 할 계획이다. 물론 지금 봉사활동이 입시에 부담은 안 준다고 한다.

혜원 양은 “봉사활동 전에는 꿈이 막연했지만 지금은 대학에서 경제나 경영을 공부해 자선단체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