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 경성에 살았던 그녀는 남편을 독살했을까?
90년 전 경성에 살았던 그녀는 남편을 독살했을까?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2.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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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미녀 윤정빈’ 3월 12~31일 남산예술센터에서 시민 만난다
▲ 1922년 경성을 떠들썩하게 만든 실화 ‘독살미인 김정필’에서 모티브를 얻은 연극이 오는 3월 관객들을 찾아온다.

춘원 이광수가 기득권을 가진 친일파의 전형적인 인물로 무대에 선다. 춘원은 남편에게 쥐약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일제의 법정에 선 촌부를 취재하는 신문사 말단 기자와 팽팽히 대립한다.

1922년 경성을 떠들썩하게 만든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연극 ‘독살미녀 윤정빈’에 등장하는 춘원의 모습이다.

당시 경성은 남편을 독살한 혐의로 무기징역 판결을 받고 12년 간 복역한 뒤 모범수로 풀려난 김정필 사건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김정필 사건 재판에는 3·1운동 이래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 재판에서 김정필은 자신의 무죄를 항변했고 그녀의 무죄와 유죄를 주장하는 투서들이 판사에게 날아들었다.

연극 ‘독살미녀 윤정빈’은 3월 12일부터 31일까지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서울시창작공간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뷰티 퀸’(2010) ‘아미시 프로젝트’(2011)로 호평 받은 극단 C바이러스의 대표이자 작가인 이문원과 그의 부인인 연출자 이현정이 호흡을 맞췄다.

쥐약으로 남편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촌부 윤정빈과 이 사건을 취재하게 된 신문사 말단기자 황기성, 그리고 춘원 이광수의 대립이 극을 이끌어 간다. 연극은 언론과 대중에 의해 변질되고 조작되는 사건의 진실 너머 가려진 사실과 거짓을 넘나든다.

윤정빈이 과연 남편을 죽인 악녀일까, 아니면 누명을 쓴 가련한 희생양일까라는 의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1922년 김정필 사건은 진짜 살인을 저질렀는지, 아니면 그의 주장대로 억울한 누명을 썼는지가 밝혀지지 않은 채 세월이 흘렀다.

‘독살미녀 윤정빈’은 풀리지 않은 90여 년 전의 사건을 다시 끄집어 내 관객에게 참과 거짓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연극은 철저한 고증에 따라 1920년대 당시 의상을 재현해 사실성을 높인다. ‘몽유도원도’ ‘산불’ ‘남사당의 하늘’ 등의 디자인을 맡았던 최원이 의상을 만들었다.

사무실, 바, 감옥 등의 실내 공간은 고정된 세트가 아닌 특징적인 오브제들과 중립적인 의자들 등으로 제시, 가변화한다. 비사실적인 환영 장면들에 최소한의 오브제와 소품을 활용한다. 배우 선명균, 김지영, 신용진, 이종윤 등이 출연한다. 1만5000~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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