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귀천’(歸天)을 남기고 20년 전 세상을 떠난 천상병(1930~1993)의 미공개 시를 모은 시집이 출간된다.
김병호(50) 천상병시인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천상병의 시를 모아 올해 안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극단 ‘즐거운사람들’의 대표인 김 부이사장은 ‘귀천’을 소재로 연극과 뮤지컬을 만드는 등 천상병을 되돌아보는 작업에 전념해 왔다.
천상병의 부인이자 천상병기념사업회 이사장이었던 목순옥 씨가 2010년 작고한 뒤 집을 경매처분하고 유품을 보관한 극단의 창고를 최근 정리하다 고인의 시 메모장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김 부이사장은 “평론가의 판독 결과 그간 발표하지 않은 시로 확인됐다”면서 “메모장에 적힌 시들이 꽤 될 것으로 예상돼 이를 엮어 가을께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 또는 ‘마지막 기인’'으로 통하던 천상병은 죽음을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로 표현한 시 ‘귀천’을 비롯해 여러 시집과 동화집을 남겼다.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고문 후유증으로 폐인과 같은 삶을 살면서도 시를 놓지 않았다. 생계는 종로구 인사동에서 찻집 ‘귀천’을 운영하던 고 문순옥 씨가 맡았다.
당시 “막걸리 한 병과 담배 한 갑이면 행복하다”고 말햇던 천 시인은 1993년 4월28일 간경변증으로 별세했다.
한편, 4월 20~28일 의정부에서는 제10회 천상병예술제가 열린다. 백일장, 공연 등이 마련된다. 올해는 20주기를 맞아 천상병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는 포럼 등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