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의 ‘이상한’ 혁신학교 해명
서울시교육청의 ‘이상한’ 혁신학교 해명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3.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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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값 상승 혁신학교 때문만은 아니다” 자기 정책 ‘폄훼’하는 격
▲ 문용린 교육감 취임 후 혁신학교 정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이 2월 6일 오후 서울특별시 교육청에서 2013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2월 20일 서울시교육청은 해명자료를 냈다. 한 언론사가 ‘혁신학교로 인해 전입생이 몰리고 학교 주변 전세값 등이 오르고 있다’고 보도하자 이를 해명하기 위해 자료를 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명 내용을 통해  동작구 상현초에 전입생이 몰리는 것은 교육청이 학생 수요 예측을 잘 못해서 발생한 것이라며 ‘잘못’을 인정하고 과밀학급 해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입장은 혁신학교 주변 아파트 전세값 상승도 혁신학교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교육청은 서울의 혁신학교 주변 아파트 시세를 조사한 결과를 소개하며 혁신학교 주변에도 주위보다 낮은 곳도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어 아파트 시세는 교통, 재건축 여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혁신학교로 인해 아파트 시세가 강세라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이 나서서 ‘우리가 추진한 혁신학교 인기가 그리 좋은 게 아니다’라고 해명한 셈이다. 실제 시교육청의 해명자료나 아파트 시세 정보를 종합하면 혁신학교 주변이라고 해서 아파트 시세가 전부 강세는 아니다. 지은 지 오래거나, 교통이 불편하거나 면적이 작으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 사실이다.

“현행초 학부모 선호 많이 해”

그러나 전부 그렇지는 않다 해도 혁신학교가 학부모를 움직이고 주변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성동구 서울행현초 부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혁신학교가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역세권 등 여러 요인이 있다”면서도 “행현초 잘 가르친다는 의견이 있어 학부모가 다른 학교보다 선호하는 편이다. 학부모들이 혁신학교 선호하고 이게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 행현초 부근 아파트가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보다 전세가, 매매가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혁신학교인 천왕초 주변의 아파트 전세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자녀가 천왕초에 다니는 한 학부모는 “천왕초 주변 아파트 전세값이 1억8000만 원에서 최근 2억5000만 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물론 서울의 전반적인 아파트 전세값 상승 분위기를 고려해야 하지만 혁신학교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혁신학교 흔들기 아닌지”

이에 대해 시교육청이 ‘손가락만 보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은 안 본 것’이라는 지적이다. 혁신학교 주변 아파트 시세가 문제가 아니라 혁신학교를 학생과 학부모가 왜 선호하는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앞의 천왕초 학부모는 “혁신학교 때문이 아니라는 걸 교육청이 그렇게 증명할 필요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오히려 주민들의 재산상 피해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용린 교육감이 혁신학교에 대해 평가한다고 했으면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혁신학교 정책 흔들기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공보관은 “혁신학교로 인해 주변 아파트 시세가 상승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해명한 것이다. 그리고 혁신학교는 인원수도 적고 연 1억5000만 원 가량을 지원한다. 이런 조건이 다른 학교에 가면 비슷해 질 것”이라며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전체를 봐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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