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우선 사교육 광고 맞서 ‘너의 우정 믿어’ 반박 광고
성적 우선 사교육 광고 맞서 ‘너의 우정 믿어’ 반박 광고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3.01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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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업체 버스 광고 비난 봇물, 경쟁만 조장하는 비교육적 내용

서울의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등에 등장한 한 사교육업체의 광고가 경쟁을 조장하는 비교육적인 내용이라는 이유로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인터넷 사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는 최근 새 학기를 앞두고 고교생들을 겨냥, “친구는 너의 공부를 대신해주지 않아”라는 문구가 포함된 광고를 내놨다.

▲ 사교육업체 매가스터디가 서울 마을버스 등에 게시한 광고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트위터 아이디 @mellowvox 캡처)
교복을 입은 두 여학생이 길을 걷는 사진을 배경으로 한 이 광고는 “새 학기가 시작되었으니 넌 우정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질 거야. 그럴 때마나 네가 계획한 공부는 하루하루 뒤로 밀리겠지. 근데 어쩌지? 수능 날짜는 뒤로 밀리지 않아 벌써부터 흔들리지 마 친구는 너의 공부를 대신해주지 않아”라고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 광고가 과도한 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과 함께 우리 사회의 왜곡된 교육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사없세)은 이날 곧바로 메가스터디를 패러디한 광고를 만들어 온라인 등을 통해 배포했다.

▲ 교육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메가스터디의 광고를 패러디해 우정을 강조한 광고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배포했다.
사없세의 패러디 광고는 활짝 웃는 두 여고생을 모델로  ‘새학기가 시작되었으니 / 넌 성적이라는 어쩔 수 없는 명분으로 / 한 학기를 헤매는 / 시간이 많아질거야 // 그럴 때마다 / 너의 우정은 / 하루 하루 서랍 속에서 흐려지겠지 // 근데 어쩌지? / 우정 없이 최고가 된들 / 성적이 너의 우정을 대신해주지는 않아 // 벌써부터 흔들리지 마 // 어른들이 너의 우정을 만들어주지 않아’라는 카피로 구성했다.

사없세는 끝으로 ‘아브라카타브라 기적은 반드시 일어나 / 너의 우정을 믿어’라고 강조했다. 사없세는 “아이들에게 우정을 되돌려주고픈 어른들의 마음을 담아 패러디 광고를 만들었다”며 “광고로 상처 입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이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의 마음에도 희망을 심어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앞서 메가스터디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도 줄을 이었다. 자신을 사교육 업체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트위터 아이디 engli***는 “광고도 문제지만 그런 내용의 교육이 교실에선 전혀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는 현실이 더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블로그 아이디 rejo***는 “학창시절에 위안과 안심이 되어준 건 친구"라며 "친구를 적과 방해물로 취급하는 광고 문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삭막한지, 경쟁 사회인지를 절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트위터 아이디 redo***는 “혹시 다음 편에선 '친구가 A 사교육업체 교재를 보고 있니? 대학 가고 싶으면, 그 친구를 계단에서 밀어버려' 이런 광고가 나오진 않을지”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메가스터디 측은 “해당 광고는 새 학기를 맞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학생들에게 가장 와 닿는 소재인 친구를 활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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