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새의 공존 탐구하는 유정칠 경희대 교수
인간과 새의 공존 탐구하는 유정칠 경희대 교수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3.0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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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살 수 없는 곳 사람도 살 수 없어요”

“월드컵공원의 생태 환경은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다양환 환경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작년 월드컵공원 자연생태계 모니터링에 조류 분야 연구자로 참여한 유정칠 교수(경희대 생물학)의 말이다. 유정칠 교수는 월드컵공원 자원 생태 환경이 좋아지고 있지만 울창한 숲만 있는 곳이 아닌 다양한 식생이 어우러지는 생물종 다양성과 거기서 나오는 다양한 생태계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사람의 ‘관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월드컵공원이 산림생태계 위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이 아직 부족한 데 물을 더 보충하고 산림보강하면 서울에서 가장 좋은 생태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 교수가 학부생이던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와 비교하면 ‘상전벽해’한 셈이다. 유 교수는 당시 갈매기를 관찰하러 ‘난지도’를 찾았었다. 유 교수는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월드컵공원 전 지역을 모니터링한 결과 78종 2853개체가 관찰됐다.

특히 솔부엉이, 새매, 큰기러기, 새홀리기 등 법정보호종과 관리종 등이 발견된 점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정도 조류 생태계는 서울의 관악산, 수락산, 쳥계산, 불암산 등보다 좋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박새는 월드컵공원에서 번식하는 걸로 확인 됐는데 유 교수는 “공원에 설치한 인공 소상(새집)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월드컵공원의 조류 생태계가 회복된 이유로 “한강 하류라 물이 많은 점, 다양한 숲이 있고 잠깐 머무는 새가 많은 데 중간 이동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월드컵공원은 잘 관리하면 더 다양한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이를 위해 교목 또는 관목을 심어 조류의 이동통로를 만들고 연못의 면적을 확대해 수조류 특히 오리과가 더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서식지와 먹이가 되는 억새 등을 남기고 난지천 수질 개설과 수량 확보, 조류 서식지의 연결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월드컵공원에 너무 많은 출입구와 길이 있어 서식지 단편화가 일어난다며 ‘사람 다니는 길’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유 교수는 오랫동안 한강의 생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화 보호 활동을 펼쳐왔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밤섬의 조류 생태계를 연구했고 또 밤섬뿐 아니라 암사동·고덕동등의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과 안양천·청계천 철새보호구역 지정 등에 많은 역할을 했다. 그만큼 한강 주변의 자연생태 보호에 관심이 많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한강 생태계 복원에 대해서도 의견을 활발히 전하고 있는 유 교수는 “한강 주변을 활용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심’이 너무 많다. 농구장, 운동기구보다 설치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책길 조성 등이 더 좋다고 본다. 그리고 단절된 생태축을 이어주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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