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알바로 한 학기 등록금 벌겠다고?
프로그래머 알바로 한 학기 등록금 벌겠다고?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3.08 1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수도권 평균 등록금 690만 원, 쉬지도 쓰지도 않고 5개월 일해야
▲ 대학생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으로 한 학기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는 5개월 이상 매일 일하면서 한 푼도 쓰지 않아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내주요 사립대인 중앙대학교 신방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지미래(21세·가명) 양은 하루 두 탕의 알바를 뛰는 ‘멀티 알바족’이다.

부모에게 손을 벌리기 싫다는 생각에 고행길을 스스로 선택했다. 지 양이 매일 5시간씩 학원 알바를 통해 버는 돈은 시간당 6000원. 여기에 과외 알바로 한달에 30만 원씩을 더 번다.

하지만 올해 1학기 내야 하는 등록금은 340만 원.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지만 아르바이트만으로 용돈과 등록금, 기타 학비를 부담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보탰지만 모자란 부분은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노력해도  ‘등골 브레이커’ 신세

지 양은 “열심히 장학금도 알아보고, 아르바이트도 여러 개를 해봤지만 워낙 등록금이 비싸다 보니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을 수 없었다”며 “수업의 질도 과연 비싼 등록금만큼의 값어치를 하느냐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지 양의 고민은  대학생이라면 누구든 한번쯤 가질 수밖에 없는 당면 문제다. 대학생들은 이같은 등록금 부담을 ‘등골 브레이커(등골을 휘게 만들 정도로 비싸다는 의미의 신조어)’라고 부른다.

한 해 등록금 천만원 시대, 만일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마련하려 한다면 대학생들은 몇 시간을 ‘알바생’으로 살아야 할까?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알바몬이 업·직종별 평균 시급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업직종별 평균 시급은 2013년 3월 4일 현재 시급으로 급여를 제시하고 있는 103개 직종 4만6869건의 채용공고를 기준으로 했다.

귀족 알바  피팅 모델도 등록금 마련 힘들어

그 결과 가장 시급이 높은 상위 5개 직종은 피팅모델(1만6211원), 학습지 방문교사(1만3909원), 바 종업원(1만2658원), 나레이터 모델 및 판촉도우미(1만1691원), 외국어 강사(1만24원)의 순으로 시간당 1만 원 이상의 급여를 지급했다.

반면 급여가 가장 낮은 하위 5개 직종 은프로그래머(4953원), 정비·수리·설치·AS(5029원), 아이스크림·디저트(5038원), PC방(5083원), 제과제빵(5087원)등이다.

만약 프로그래머 알바로 등록금을 벌려고 한다면 697시간을 일해야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 하루 5시간씩, 주말도 없이 꼬박 5개월을 쉬지 않고 일해서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아야만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2012년 공시 등록금보다 올 1학기 등록금이 오르지 않았다는 가정 아래서다.

가장 시급이 후한 ‘피팅모델 알바’도 주2회 꼴로 일할 수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하루 5시간씩 일해서 약8만 원을 번다고 해도 역시 5개월은 일해야만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