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 위한 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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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훈 고려대학교 의료원 대외협력 실장·정형외과 &
  • 승인 2013.03.2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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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수혈 관리가 시급하다

▲ 박종훈 고려대학교 의료원 대외협력 실장·정형외과
수혈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어찌 생각할까? 병원에서 치료 중에 수혈을 해야 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인다.

꼭 필요하니까 권했을 것이라는 생각과 수혈이라는 것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특정 종교인들의 경우에만 강력하게 수혈을 거부할 뿐, 임상 현장에 있는 의사로서 경험에 의하면 수혈을 문제 삼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그럴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수혈의 부작용은 이런 것이다. 헌혈자가 혈액으로 전파 될 수 있는 바이러스를 갖고 있었던 경우, 예를 들면 간염이나 AIDS 환자가 헌혈을 하는 경우 수혈을 받은 사람에게 병이 전파된다는 것 정도 일 것이다.

실제로 수혈로 인해 AIDS 환자가 된 사람들이 꽤 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혈액형이 다른 혈액을 투여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다. 이 경우는 잘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열거한 문제들은 이미 누구나가 다 알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이지만 혈액원이 관리를 잘 하고 의료현장에서 주의를 함으로써 사람들은 대개 자기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그런 사고로부터 예외일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 째의 경우, 즉 실수로 다른 혈액을 투여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실제로는 종종 있다. 아무튼 그런 정도인데 문제는 지난 20여 년 동안에 밝혀진 수혈 관련 연구들에 의하면 어쩌다 발생할 수 있는 이미 알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 말고 의외의 문제들이 늘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피가 갑작스럽게 체외로 빠져나가거나 만성적인 빈혈이 발생한 경우의 문제는 적혈구가 몸의 각 장기로 산소를 공급하는 기능의 저하가 오는 것이다. 그래서 수혈의 기본은 산소를 배달하는 적혈구의 공급인데 적혈구의 경우 보관 기한이 6주로 정해져 있다. 다시 말해서 수혈 백에 담긴 적혈구는 42일이 되면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는 백에 담겨 있는 적혈구는 보관 상태만 좋으면 폐기 전까지 혈액으로서의 상태는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백안에서 적혈구의 모습이 변해서 3주만 경과하면 서로 엉켜 붙는 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되면 혈관이 막혀서 수혈을 통해서 산소의 원활한 공급을 꽤하려던 것이 오히려 기존의 혈액 순환마저 방해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또 타인의 피가 공급되면 면역계가 반응해서 실제로는 수혈을 받은 사람의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데 수혈을 받은 환자 대부분이 열악한 상태라는 것을 감안하면 수혈로 인해 감염율과 유병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정말 신중하게 꼭 필요한 경우에만 수혈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대부분의 수혈이 대충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도 혈액원도 그 누구도 관심이 없다. 해마다 막대한 혈세가 헌혈해서 수혈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들어가고 있는데 혈액원의 경우 수혈을 줄이기 위한 운동에 별 관심이 없는 눈치다.

오로지 헌혈만을 독려할 뿐이다. 철저하게 관리하면 현재 혈액 사용의 절반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굳이 돈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도 잘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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