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은 책보다 레저를 좋아해?
서울시민은 책보다 레저를 좋아해?
  • 고동우 기자
  • 승인 2010.05.04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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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발표 ‘업종별 신용카드 이용실적’ 분석해보니

서울시민들은 레저시설 이용이나 용품 구입에 돈을 더 많이 쓸까, 아니면 책을 사보는 데 더 많은 돈을 들일까. 백화점과 할인점(마트) 둘 중 카드를 더 많이 긁은 곳은? 백화점·할인점에서 쓴 돈을 합하면 홈쇼핑·인터넷 쇼핑에서 쓴 돈을 이길 수 있을까?

이 같은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 최근 한국은행은 지급·결제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지역과 업종으로 나눠 매월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통업 가장 높고 연료 구매 가장 낮은 이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서울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7조 2,900원으로 전국에서 단연 1위였고 비중도 35.7%나 차지했다. 그 뒤는 경기(4조 8,393억원)-부산(1조 497억원)-전남(8,806억원)이었다. 하루 평균을 따지면 서울에선 매일 2,604억원이 신용카드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민들이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업종은 백화점·할인점·홈쇼핑 등 유통업(2조 4,400억원)으로 전체 가운데 33.5%의 비중이다. 이는 다른 지역이 2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인데, 반면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의외로 자동차 연료 구입 등에 쓴 돈의 비중은 3.0%(2,158억원)로 반대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통 업종의 비중이 높은 것은 홈쇼핑·인터넷 판매 등의 가맹점 역할을 하는 본사가 주로 서울지역에 소재하고 있기 때문이며, 연료 구입 비중이 낮은 것은 물류 중심지가 경기도 등에 분포되어 있고 서울의 유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화물 운송업자들이 지방 주유소를 주로 이용하는 것에 기인한다”고 해석했다.

유통업 쪽에서 신용카드를 통한 판매액이 가장 높은 업종은 홈쇼핑·인터넷쇼핑으로 무려 1조 4,115억원에 달했다. 백화점(3,365억원)·할인점(3,560억원)에다, 슈퍼마켓(1,862억원)·편의점(328억원)을 다 더해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서울시민들은 또 오락과 여가를 즐기는 데 하루 평균 78억원(2월 총액 2,203억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비중(3.0%)은 4~6%대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가장 낮은 것이다.

오락/문화 업종 가운데 신용카드가 가장 많이 쓰인 곳은 레저시설 이용과 용품 구입(938억원)이다. 책 구입 등 서점 이용액은 713억원으로 이에 크게 못 미쳤고, 노래방(144억원)은 이보다도 한참 아래였다.

하루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대중교통(874억원)이지만 해외여행 붐과 비싼 항공료 등을 반영하듯 항공사 이용료(1,243억원)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서울시민들은 또 일반병원(1,402억원)보다는 종합병원(1,760억원)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위 수치에서 한가지 참조해야 할 것은 서울지역 신용카드 이용액(비중)과 서울시민들의 그것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앞서 유통업종의 비중이 높은 이유에서도 설명했지만 홈쇼핑 이용이나 보험료 납부 등의 경우 주로 서울에 소재한 본사에서 카드승인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

하지만 이러한 몇몇 업종을 제외한, 큰 틀에서 서울시민들의 신용카드 이용 성향을 이해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각 지역별·업종별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bok.or.kr)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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