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교육청이, 돈은 일선 학교가 부담
사업은 교육청이, 돈은 일선 학교가 부담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3.22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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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학교 운영비로 해라’
▲ 건국대 담장에 심은 덩굴장미.[사진=뉴시스]

서울시교육청이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사업을 시행한다. 그러나 사업 예산 일부를 학교가 부담하게 해 사업은 교육청이 하면서 학교에 예산 부담을 지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사업은 학교 담장에 덩굴장미를 기본으로 무궁화, 해바라기 등을 심어 학교 담장을 꽃으로 장식하는 사업이다. 시교육청은 학교는 도시에서 가장 긴 담장을 갖고 있으나 학교 대다수 담장이 철재, 블록으로 돼 있어 도시 미관과 학생 정서 함양에 미흡해 딱딱한 학교 이미지를 부드럽게 개선시킬 필요가 있어 진행하게 됐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사업은 서울 지역 공·사립 초·중·고·특수학교 1316개 학교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시교육청은 학교장 재량으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했다.

수종은 덩굴장미를 기본으로 하고 학교별 상황에 따라 무궁화, 해바라기 등을 선택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전체 학교가 꽃나무를 심을 경우 길이는 106km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때 필요한 수량은 약 21만3000주로 계산했다.

시교육청은 이에 필요한 식재는 서울시의 ‘푸른 서울 가꾸기 사업’의 하나로 덩굴장미 2만3000주를 공급받고 각종 단체 및 기업의 지원으로 9만주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10만주는 학교에서 직접 구매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학교별 운영비에서 약 100만 원의 예산으로 200주를 구매하도록 했다. 1주당 5000원 안팎이다. 교육청이 사업을 하면서 일선 학교의 운영비 예산을 쓰도록 한 것이다.

만약 1316개 전체 대상학교가 모두 참여하고 100만 원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사업으로만 총 13억1600만 원의 학교 운영비가 쓰인다. 교육청은 무궁화는 1만4000주를 공급하기로 하고 이중 7000주는 강원도 홍천군에서 기증 받기로 하고 나머지 7000주는 직접 구매해 공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상당수의 식재량을 의존하고 있는 단체나 기업의 후원이 저조할 경우에 생긴다. 시교육청은 현재 농협에게서 4만주는 협찬을 받았다. 나머지는 5만주는 기업이나 단체와 협의 중이다. 만약 협의가 미진해 예상보다 저조한 수량이 들어온다면 사업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또 시교육청은 이 사업을 활용해 글짓기 대회, 사진대회, 미술대회 등의 행사를 권장하고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콘테스트’를 할 예정이어서 또 하나의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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