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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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타임스
  • 승인 2010.1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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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나의 서울이야기> 수상작 ⑤] 장려상 주신옥씨

서울타임스는 서울시가 주최한 ‘잊지 못할 나의 서울이야기’ 1차 공모전에서 수상한 8편의 작품을 서울시의 협조를 얻어 차례로 게재합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15일부터 9월 15일까지 ‘서울’이라는 주제로 서울의 숨은 명소와 감동적인 이야기, 서울 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그린 작품을 공모했는데, 총 303편의 응모작품 중 대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5명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편집자 주>

매년 여름 휴가면 나와 남편은 국내 또는 해외를 여행하며 삶의 활력소를 재충전 하곤 한다.

▲ 주신옥씨. ⓒ서울시 제공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여름 휴가계획을 짜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내가 살고 있는 서울도 다 알지 못하면서 국내 또는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 무의미하지 않을까 하고 의아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 이번 여름휴가는 서울을 알아보기로” 다짐을 하고 남편에게 상의 했더니 남편도 흔쾌히 승낙을 하여 나는 인터넷을 뒤지며 서울의 명소를 탐색하였다.

사실 나는 경남 마산이 고향으로 남편 따라 서울로 시집와서 서울에 대해 구석구석 잘 알지 못한다. 이번에 서울을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어 설레임 속에 인터넷을 검색하며 서울을 알아보았다

야! 서울에 이렇게 갈 곳이 많고 좋은 시설이 많은지 나는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일, 2일, 3일을 계획해도 다 가보지 못할 엄청난 보물이 서울에 있었던 것이다. 일단 나는 3일을 계획하여 우리 집이 목동이므로 목동을 출발점으로 서울 여행 계획을 짜보았다 그리고는 남편과 상의하여 서울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 1일차 여행

오목교역에서 5호선 지하철을 타고 우리는 광화문에 내렸다. 30분 거리다. 행정의 중심지라 사람들이 많았다. 일본인, 서양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광화문역사 지하통로 마감석재 무늬가 상당히 독특해서 게시판을 보니 강원도 정선이 석산인 순수 우리나라 석재였다. 이태리산 대리석보다 물결 무늬가 너무 자연스러웠다. 지상으로 나오니 삼각산을 배경으로 그 위용을 뽐내는 광화문은 정말로 중국의 천안문보다 아름답고 단아함이 돋보였다. 또한 우리나라 수도의 심장부를 지키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애국심의 전율을 느끼게 되었다.

세종대왕 동상, 그리고 각종 꽃들과 우리나라 역사를 파노라마 처리해 펼쳐놓은 보도를 뒤로하고 광화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경복궁으로 이동하였다. 경복궁 가는 길 우측에는 미술관들이 줄지어 있어 가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나도 모르게 내가 화가나 미술 비평가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되었다.

날씨가 너무 더웠으나 서울을 아는 것에 나와 남편은 더위도 잊고 정독도서관을 지나 북촌 마을로 향했다. ‘북촌마을’ 서울 속에 이런 한옥이 보존되어 있다니 정말 세계 어디에다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우리 자산이다.

유럽에 가면 신·구가 잘 조화된 거리풍경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것을 보곤 했다. 북촌 마을도 이런 관점에서 보존, 운영되었으면 한다.

한류로 인해 일본인이 상당히 많았다. 남편은 계동 중앙중학교를 졸업했는데 33년 만에 왔단다. 시간관계상 비원은 입구만 보고 운현궁을 구경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재동 초등학교 앞에서 사진 한 컷.

그리고 악기 천국인 낙원상가를 지나 인사동에 도착.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민가다헌’에서 점심. 이 집은 예전에 민영익 선생 생가였단다. 도심 한가운데 옛날 그대로를 유지하며 보존되어 식당으로 운영되는 것에 마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에 가 있는 착각을 느꼈다.

식사 후 피맛골 그리고 쌈지골목을 구경. 젊은 인파로 꽉 채워졌고 인사동의 옛날 물건을 파는 모습과 상반되어 이것 역시 신·구를 잘 조화한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그리고 31빌딩에서 동아일보사까지 서울의 명소가 된 청계천의 물소리를 들으며 걸어갔다. 제주도의 올레길과는 또 다른 감흥이 느껴졌고 청계천 같이 도시 안에 이렇게 하천이 조성된 곳은 내 경험상 전 세계에 한군데도 없는 것 같다.

▲ 광화문 광장. ⓒ서울시 제공

마지막으로 서울 투어버스를 타고 서울 외곽을 구경하였다. 광화문에서 출발하여 남영동 USO, 용산전쟁기념관, 미8군, 한남동, 남산정상, 국립극장, 신라호텔, 퇴계로, 한국의 집, 그리고 창경궁 및 비원, 다시 종점인 광화문까지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버스로 서울을 일주하니 서울의 주요한 곳은 다 본 것 같았다. 그런데 승객이 많아 버스 배차시간을 조금 늘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시간은 오후 6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남편이 무교동에 북어국만 전문으로 하는 유명한 집이 있다고 해서 저녁은 북어국을 먹었다. 정말 담백하고 맛이 있었다.

일본인들도 많았다. 나와 남편은 광화문에서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정말 알찬 서울 1일 차 여행이며 서울에 이렇게 갈 곳, 볼 곳이 많은지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 서쪽 하늘의 노을이 너무 아름다웠다. 우리 서울도 이렇게 계속 아름답게 꾸며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2일차 여행

오늘도 역시 지하철을 타고 움직인다. 역시 오목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동대문 운동장에서 4호선으로 갈아탔다.

서울은 지하철이 사통팔달로 연결되어 있어 지하철을 이용한 여행이 경제적이고 빠르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충무로역에서 내려 한국의 집과 남산 한옥마을 그리고 충무로 영화의 거리를 볼 생각으로 충무로 역에 내리니 인쇄소가 상당히 많았다.

달력, 책자 인쇄물이 굉장히 많았고 인쇄하는 작업이 재미있었다. 한국의 집에서는 그날 마침 결혼식이 있어 전통 혼례를 구경할 수가 있었는데 일본인이 상당히 많았다.

▲ 남산 한옥마을. ⓒ서울시 제공

남산 한옥마을로 갔다. 날씨가 더워 많은 사람이 없었지만 이곳 역시 도심지에 우리나라 전통풍습과 풍물을 구경하기에는 적당한 곳이었다. 또 뒤로 남산의 짙은 녹색 풍광이 눈의 즐거움을 주었고 여러 타입의 주거지는 옛날 우리 조상의 삶의 방식을 익히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었다. 남편과 나는 제기차기를 하고 지게를 메고 한 컷.

충무로 영화거리를 걸을 땐 이 곳이 우리나라 영화의 메카임을 느꼈고 이 곳을 홍콩의 스타의 거리처럼 조금 더 특성화해서 관광자원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다시 지하철을 타고 한강진역으로 이동하였다. 이태원을 가기 위해서다. 한강진역에서 내려 걸어서 이태원으로 갔다. 이태원은 서울 속의 이방 나라다.

상점 간판도 영어, 일어, 아랍어 그리고 모르는 외국어로 가득하였다. 대낮인데도 가게들은 사람들로 붐볐으며 동양인, 서양인, 흑인, 중동인 등 여러 인종들이 보였다.

나는 남편과 터키음식인 ‘캐밥’을 먹었다. 그럭저럭 먹을 만했고 이슬람 사원을 보기 위해 언덕 길을 올라갔다. 날씨가 더워 힘이 들었지만 서울의 특이한 건물을 구경하는 것에 더위를 잊었고 위에서 내려다 보는 서울 강남의 고층빌딩 그리고 한강의 다리가 너무나 아름답고 친근감을 느꼈다.

예전에 파리를 방문했을 때 보았던 쎄느강은 한강에 비하면 실개천 정도다. 한강을 잘 보존하고 주위의 경관을 인위적이 아닌 자연적인 모습으로 관리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강남의 고층빌딩 스카이라인(SKY LINE)을 계획적으로 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내려 오는 길에 물을 사러 인도인이 운영하는 슈퍼에 들렀는데 인도 고유의 향신료 냄새가 이곳이 인도인지 서울인지 착각하게 만들었다. 이태원. 서울 속의 이방나라 잘 관리하면 우리나라의 더욱 좋은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까지 왔으니 이색 음식을 먹기 위해 인터넷에서 검색한 음식점을 찾았는데 없어졌단다. 할 수 없이 조그만 양식집에 가서 스파게티와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식사 후 이태원 시장에 들러 물건들을 구경했다. 외국인들을 위한 큰 옷들이 눈길을 끌었다. 예전에 밤에 이태원을 왔었는데 정말 불야성이었다. 낮의 이태원도 생동감이 있어 좋았다.

이제 이태원을 뒤로하고 잠수교를 도보로 건널 것이다. 날씨가 더웠지만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 여기가 그 유명한 잠수교구나. 큰 비만 오면 잠긴다는 잠수교. 뉴스에서만 보았던 잠수교. 강 바람도 시원하고 참 좋았다. 강을 건너니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남편과 나는 한강을 바라보며 땀을 식히고 서울이 전 세계 어느 나라 도시보다 아름답고 살기 좋음을 이야기했다.

이런 서울에서 살고 있는 것에 감사를 느낀다. 연계버스를 타고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왜냐하면 지하철 9호선을 타보기 위해서다. 아직 한번도 안 타보았다. 다른 지하철하고 틀린 점은 급행이 있는 것이 독특했다.

우리는 신목동역에서 하차했다.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용왕산을 올라갔다. 성산대교 그리고 멀리 북한산, 상암 월드컵경기장, 국회의사당, 경기 일산 일대가 눈에 들어왔다.

더위에 힘이 들었지만 서울을 아는 것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여기서 오늘이 끝난 것이 아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남았다. 남편과 나는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다시 서울을 느끼러 나갔다. 한강 유람선 타는 곳.

그것도 야경을 보면서 왕복 1시간 정도. 저녁 8시에 배를 탔다. 잠실방향으로 갔다가 당산철교로 와서 선착장으로 되돌아가는 코스다. 서울의 야경이 몇 년 사이에 많이 좋아졌다.

상해의 인위적인 야경도 아니고 홍콩의 현란한 야경도 아니고 한국적 야경, 은은하고 조용한 야경. 너무나 동양적인 야경이다. 우리 나름대로 특징이 있어 좋은 야경이다. 밤 9시, 63빌딩의 웅장함과 여의도 아파트 단지의 조명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다.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하나님이 우리나라 그리고 아름다운 서울을 지키고 계심에 감사를 느낀다. 서울이여 영원 하라!

▲ 운현궁. ⓒ김민자

◆ 3일차 여행

이제 오늘 서울여행 대단원 마지막 날. 오늘도 역시 지하철을 탔다 오늘은 강남구경이다. 우리나라 갑부들이 산다는 강남.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선릉역을 간다.

오늘은 일정이 선릉, COEX수족관,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강남 도심구경 그리고 합정동 절두산, 홍대 앞에서 저녁 먹는 것으로 서울 72시간을 마칠 생각이다.

신도림 역은 언제나 인파로 붐빈다. 생동감이 넘쳐 보기가 좋다. 선릉역에 내려 도보로 갔다. 매번 느끼지만 도심 속의 녹지공간은 도시인 들에게 바쁜 가운데서 잠시 자기를 뒤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준다. 선릉이 바로 그런 곳이다. 한번 와보고 싶은 곳이었다.

강남구청, 관세청, 두산 빌딩 등 많은 건물 속의 녹지공간, 이런 곳이 많이 생겨야 할 것 같다. 발걸음을 옮겨 코엑스(COEX)수족관으로 갔다. 약 2천톤의 수족관인데 바다의 여러 생물을 볼 수가 있었다.

처음 본다. 개인적으로 여름철에 수족관 관람이 볼 만한 것 같다. 잠수부가 상어에게 밥 주는 모습은 조금은 섬뜩했지만 바다속의 여러 생물을 본 것에 만족하며, 서울에서 바다생물을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서울에는 이런 수족관이 63빌딩하고 두 군데 있는 것 같은데 좀 더 시설이 늘어 났으면 한다.

일본에는 약 50개 정도의 수족관이 있다고 한다. 배가 고파 햄버거로 점심을 하였다. 오랜만에 남편과 햄버거를 먹으니 옛날에 대학시절에 데이트하던 시절이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로데오 거리, 그리고 강남 도심구경을 마치고 다시 2호선을 타고 합정으로 향했다. 사실 강남은 도심 역사가 강북보다 오래 되지 않아 운치는 조금 떨어졌다. 하지만 서울 도심의 세련미와 현대 미, 그리고 최신 유행감각을 느끼기 위해 마지막 날 부담 없이 여행 하려고 일정을 잡았는데 나중에 강남 쪽만 다시 일정을 잡아 여행하고 싶다.

양화진 절두산에 왔다. 김대건 신부 동상에 묵념하고 우리나라에 선교사로 온 사람들의 비석을 보았다. 최초의 선교 순교자 토마스 선교사. 많은 감명을 받았다. 많은 외국 선교사들이 이 나라를 위해 피 흘려 순교 당한 것에 경의를 표한다.

그들의 피가 헛되지 않도록 이 나라를 잘 지켜야 한다. 도도히 흐르는 한강과 오늘도 서쪽으로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지난 3일간의 서울 72시간을 마치려 한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다. 이번에 느낀 것이지만 서울에는 무궁무진하게 갈 곳과 먹을 곳도 많음을 느꼈다.

또, 역사의 땅이고 우리 민족의 큰 유산임을 자부하고 싶다. 마음 같아서는 서울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고 싶을 정도다. 3일간의 여행을 마치며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에는 가리봉동 패션타운과 조선족 거주지 그리고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유람선도 타볼 생각이다.

또, 강남도 다시 가보고 북한산 둘레길에서도 서울을 보고 싶다. 남편에게 감사한다. 더운 날씨에 같이 다니느라고 …. 그래서 오늘 홍대 앞에서 저녁은 내가 샀다. 물론 주머니 돈이 쌈지 돈 이지만…

사랑한다. 내 나라, 우리 서울, 그리고 우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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