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석 금천구청 도시농업팀 주무관
주재석 금천구청 도시농업팀 주무관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4.0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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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텃밭 가져가 상추, 방울토마토 키우세요’

“전부터 집 베란다에 스티로폼 박스를 이용해 채소를 키워왔는데 마침 상자텃밭 분양 업무를 맡게 됐네요.”

금천구청 마을공동체담당관 도시농업팀의 주재석 주무관은 올해 안성맞춤의 일을 하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5일부터 주민에게 340세트의 상자텃밭을 분양하는 일에 나선다. 상자텃밭 세트는 플라스틱 사각상자(642㎜×513㎜×250㎜) 1개, 배양토 50ℓ, 상추 등 모종 8~10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세트는 금천구에 사는 주민이나 유치원, 어린이집, 노인정 등 사회시설의 신청을 받아 1곳 당 2세트까지 분양한다. 주 주무관은 “상자텃밭 세트는 우리 주변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폐가구나 빈 화분, 스티로폼 박스 등 재활용 용기로 만들어 쓰레기 줄이기에도 한 몫 한다”며 “각 가정에서 이런 용기를 이용해 식물을 재배하면 건전한 여가활동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1월 구청에 마을공동체담당관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도시농업팀으로 부임했다. 금천구는 주택 가운데 아파트 비율이 30% 정도에 머물러 서울 평균 60%의 절반 수준이다. 또 외국인 노동자 밀집 지역이 있어 장기간 거주하는 정주율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금천구청은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마을공동체담당관을 신설, 구민들이 정을 나누며 사는 지역 가꾸기에 나섰다. 주 주무관은 “구민에게 삭막한 도심에서 작은 공간이나마 녹색공간을 제공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업무를 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상자텃밭을 통해 각 가정에서 신선채소 재배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직접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채소의 생육과정을 통하여 자녀들의 정서함양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서울시도 도시농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미 활발하게 도시농업을 진행해 온 문래도시텃밭 등은 재개발에 따른 건물주들의 이해관계에 밀려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

금천구의 상자텃밭 분양은 도시농업을 각 가정으로 옮기고자 하는 대안적 성격을 띠고 있다.
주 주무관은 “직접 상자텃밭을 가꿔보니 상추, 치커리 등 엽채류와 방울토마토, 고추 등 과채류는 물론 다양한 작물을 키울 수 있었다”며 “집집마다 상자텃밭을 가꿔 수확물을 나누고 재배 방법을 공유하게 되면 마을공동체도 더 빨리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 금천구 관내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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