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돌봄교실 강사 1명이 55명 돌보라고?
아침돌봄교실 강사 1명이 55명 돌보라고?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4.0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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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수요 조사로 편차 심하고 취지 못 살려

서울 지역의 아침돌봄교실 참여 학생 편차가 심해 교육청의 수요 조사와 조절능력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돌봄은 맞벌이부부,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등의 조기 등교 학생을 위한 돌봄 서비스다. 서울시교육청은 모든 공립초등학교에서 수요에 따라 아침돌봄을 운영하게 했다.

서울시교육청의 ‘2013년 아침돌봄 운영 현황’(3월 기준)을 보면 이문초는 아침돌봄 신청자수가 55명에 이른다. 반면 돌봄강사는 별도강사 1명만을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이문초는 오전 6시 30분부터 오전 8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아기돌봄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문초 돌봄강사 1명이 2시간 동안 55명의 학생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다. 신청자가 30명 이상인 학교도 연희초(35명), 돈암초(38명), 동자초(30명), 토성초(30명) 등 4곳에 이른다. 역시 강사는 1명씩으로 1명이 30명 이상의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반면 아침돌봄 신청 학생이 한 명도 없는 곳은 노원초, 태랑초, 영원로, 중마초, 묵동초 등 모두 13곳에 이른다. 신청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는 강사도 채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아침돌봄 신청자 수 편차가 심하지만 시교육청은 일률적으로 모든 학교에 관련 예산 585만 원을 내려 보냈다. 예산의 대부분은 돌봄 강사의 인건비이다.

“20~30명 되면 돌봄의 질 떨어져”

이는 시교육청의 부실한 수요 조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의 돌봄교실 운영 계획에 따르면 각 학교는 수요 조사에 따라 운영하게 했다. 하지만 수요 조사와 예측이 부실해 어느 학교는 인원이 너무 몰리고 어느 학교는 신청자가 없는 편차가 발생하는 데도 예산을 학교마다 일률적으로 배정하고 강사도 1명씩만 두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3일 초등돌봄교실 확대에 대한 논평에서 “한 학급당 돌봄강사가 20~30명으로 확대되면서 돌봄의 질은 훨씬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전국의 상황을 들었지만 서울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학생 과다 문제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기 등교 학생은 학생의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달라진다. 신청했다고 다 오는 것도 아니고 일부 학생은 간식을 먹고 운동장에 놀기도 하고 책을 읽거나 밀린 과제를 하기도 해 과부하가 걸리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원이 많으면 강사를 늘리면 되지만 인건비 하루 2만 원인 강사 구하기도 어려워 교직원 등이 봉사 개념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수요 조사와 현황 파악, 예산의 분배를 통한 융통성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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