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반고 3곳 중 1곳 재학생 30% 수능 최하위권
서울 일반고 3곳 중 1곳 재학생 30% 수능 최하위권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4.0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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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214개 일반고의 수능성적을 조사한 결과 학력 저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성적이 나쁜 아이들의 도태가 우려된다. [사진= 뉴시스]

과학고와 자율형사립고 등 특수목적고 중심의 고등학교 교육의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입시업체 하늘교육은 서울 214개 일반고의 2012학년도 수능 성적을 조사한 결과를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중 70곳(32.7%)은 재학생 3분의 1 이상이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에서 평균 7∼9등급을 받았다.

서울의 일반고 10곳 중 3곳이 대입수능 최하 성적을 받은 것이다. 이들 최하 성적 학생들은 결국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도태하고 만다. 특히 일반고에 최하성적이 집중되면서 고교 진학부터 학생들의 미래를 결정짓게 된다는 등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수능 3개 영역의 7~9등급은 전국 백분율 석차 최하위 23% 이내로 4년제 대학 진학이 사실상 어렵다. 이번 조사에서 하위 성적을 보인 일반고 70곳 가운데 4곳의 학생 절반이 7~9등급이었고 한 학교는 절반 이상인 56.9%에 달했다. 이 학교의 경우 졸업생 10명 중 6명 가까운 학생이 최저등급을 받은 셈이다.

최저등급이 많은 학교의 지역별 편차도 두드러졌다. 졸업생 3분의 1 이상이 7등급 이하인 일반고는 성북구가 7곳으로 가장 많았고, 중랑·은평(5곳), 양천·동대문·관악(4곳) 순이었다.

반면 7∼9등급 재학생이 20% 이하인 일반고는 24.8%(53곳)로 강남(13곳), 노원(8곳), 서초·양천(6곳), 송파(5곳) 등에 몰려있다. 이는 지역주민 소득수준에 따른 교육여건 차이가 수능 성적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 일반고의 학력 저하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서울 외곽의 한 사립고 교사는 “특목고와 자사고 등에 성적이 좋은 학생이 진학하면서 일반고의 성적이 더 떨어진 결과”라며 “더구나 서울 변두리 지역의 일반고는 성적이 낮은 학생이 더 많아 전체적인 수업 분위기를 잡기 어렵다”고 전했다.

특히 강남이나 노원구, 양천구 등을 제외한 지역은 부모들도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없어 교육 빈익빈을 부추긴다고 한다. 현재 자사고와 특목고는 서울의 전체 고등학교 가운데 12% 정도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모두 쓸어가고 있다.

성동구의 한 학부모는 “고교 평준화는 일찌감치 깨진지 오래고 일반고에 대한 교육당국의 특별한 지원도 없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며 “중학생부터 입시경쟁에 내몰리고 있지만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부모들은 어쩔 도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이번 조사는 2012학년도 수능 결과는 자사고 전환 이후의 입시 성적을 반영하지 않아 일반고의 성적 저조 현상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반고 슬럼화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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