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일 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장
김상일 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장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4.22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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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모든 통계 그래프 한 장에 담아요”
▲김상일 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장

서울시민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어느 계절에 가장 많이 이사할까. 시민들이 하루에 걷는 거리는 얼마나 될까. 몰라도 그만 알아도 그만이지만 경우에 따라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모르는 것보다 이런 세세한 일을 두루 꿰뚫어보는 건 일단 재미가 적지 않다.

서울연구원(원장 이창현)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이런 정보를 하나의 그래프에 담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서울연구원 인포그래픽스’라는 이름의 정보제공 서비스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각각 다른 정보를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한 장의 그래프에 딤아내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도 그래프로 만들 수 없다면 인포그래픽스에는 적합하지 않다.

통계현황을 가장 재미있게 알리는 작업

이런 일을 매주 진행하는 이가 김상일 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장이다.(이하 김 센터장)

김 센터장은 “연구는 미래(未來)를 내다보는 일이기도 하고 정책의 시사점을 던져주는 일이기도 하다”며 “또 모든 정책은 통계적 현황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정확한 현황 파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연구원이 진행하는 인포그래픽스는 이같은 통계적 현황을 가장 쉽고 재미있게 알도록 하는 그림판이라는 얘기다.  김 센터장은 “매주 새로운 테마를 정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며 “일주일에 3~4권씩 나오는 서울연구원의 연구보고서 중에서 테마 골라내기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테마 선정 기준으로 시의성과 숫자로 사실을 나타낼 수 있는 내용, 서울연구원의 정체성, 시민에게 유익하고 흥미까지 가질 수 있는 내용 등 4가지를 들었다.

인포그래픽스 제작에 나선 실무자는 김 센터장을 중심으로 통계학을 전공한 위촉위원과 디자인 담당 연구위원 등 3명이다. 이밖에 서울연구원의 모든 연구위원이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자신은 ‘찍새’ 역할을 맡는다며 웃었다. 어떤 테마의 인포그래픽스를 그릴 것인가를 정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얘기다.

테마가 정해지면 통계를 맡은 위촉위원이 다각도로 자료를 분석하고 결과를 내놓는다. 이후 디자인 담당자가 가장 정확하면서도 쉽게 시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그래프를 그리게 된다. 이런 작업도 단순하지 않다.

양과 질 모두 표현하는 알짜 그래프

김 센터장은 “노인들의 생활 패턴을 분석할 경우 요일별 활동량 등까지 파악해야 하고 비슷한 통계가 이미 나왔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며 “통계 담당 위촉위원의 기민한 도움이 없었다면 인포그래픽스 업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디자인도 보통 일이 아니다. 막대 그래프라도 높이로 표현하는 양(量)의 비교는 물론, 막대의 폭으로 질(質)까지 표현한다. 이런 방식으로 만든 인포그래픽스가 서울 고속화도로의 교통사교량과 사고율 분석이었다.

김 센터장은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인포그래픽스를 만들고 있지만 모두 히트하지는 못한다”며 “가끔 예기치 않은 화제를 모을 경우 보람이 크다”고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추위가 심했던 지난 겨울 ‘서울의 대한과 소한 추위 비교’였다. 기상관측자료를 모두 찾아 분석한 결과 ‘소한 집에 놀러갔던 대한이 얼어 죽었다’는 속담은 이례적인 사실을 빗댄 말일 뿐 여전히 대한이 훨씬 춤더라는 것이다. 김 센터장팀의 인포그래픽스는 모든 언론의 주목을 맏으며 주요 뉴스로 전국민에게 알려졌다.

SNS 활용한 인포그래픽스 전달 계획

때로는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기도 했다. 서울시민들의 행복지수를 연령과 소득수준별로 나타내려 했던 인포그래픽스는 언론이 지역별 비교에 주목하는 바람에 25개 자치구의 경쟁심만 부추기기도 했다.

김 센터장은 “분명한 사실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당초 취지와 달라 연구원으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인포그래픽스는 서울연구원이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늘린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다. 그만큼 누구에게 얼마나 인포그래픽스를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김 센터장은 “지금으로서는 4만 명에 달하는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개개인에게 직접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또 현재 개편하고 있는 서울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인포그래픽스를 더 효과적으로 전파할 생각이다.

김 센터장은 “어느 정도 분량이 모이게 되면 단행본 출간도 계획하고 있다”며 “종이책으로 할지 PDF 파일로 정리한 웹북으로 할지는 아직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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