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영어교육 예산 국어의 160배
서울시교육청 영어교육 예산 국어의 160배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5.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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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육, 국어교육 '홀대' 심각, 방과후 학교도 영어 편중
▲ 영어교육 예산이 국어교육 예산에 비해 월등히 많은 등 국어교육 홀대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만든 훈민정음 조형물[사진=뉴시스]

서울시교육청의 예산 중 영어 관련 예산이 국어보다 160배나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사립초는 영어 이외의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등 서울 교육에서 국어 홀대가 심각한 수준이다.

13일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에 따르면 2011년 예산에서 시교육청의 국어 관련 예산은 6억 원인 반면 영어 관련 예산은 982억 원으로 약 160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11년 중·고등학교 예산 가운데 국어 교육 관련 예산은 국어교과 관련 연수, 국어교과 관련 연구회, 독서·토론·논술 교육 등에 총 6억1600만 원을 편성했다.

반면 영어 교육 관련 예산은 영어교사 연수지원, 원어민 교사배치, 영어교육 내실화, 영어공교육강화 기반 구축 등에 총 982억7800만 원을 편성했다. 국어 관련 예산보다 160배가 많았다. 교사 연수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서 2011년의 경우 국어 교사는 총 564명이 8100만 원 정도의 예산을 사용했으나 영어 교사는 4401명에게 35억 원 정도의 예산을 사용했다.

2013년 초등학교 예산을 보면 영어 관련 예산이 394억 원으로 수학7800만 원, 과학 29억 원에 비해 훨씬 많아 수학·과학의 예산을 합친 것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2013년 초등학교 영어 관련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현황을 보면 국어 강좌는 939개인 반면 영어 강좌는 4350개로 국어 강좌의 4.6배에 달했다.

일부 사립초는 영어 과목 이외에도 영어로 수업을 하는 영어몰입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서울시교육청의 자료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전체 사립초교 40곳 가운데 26곳이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과목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강북구의 영훈초, 중랑구의 금성초 2곳이다. 마포구 홍대사대부속초, 도봉구 동북초, 노원구 상명초, 성북구 매원초, 우촌초 등 5개 학교는 수학·사회·과학·영어 등 4개 이상의 과목에서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유치원의 ‘영어유치원’ 명칭 사용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유치원은 교육과정에 영어 과목이 편성되지 않아 영어 수업을 할 수 없음에도 방과 후 활동 시간에 영어 수업을 하는 곳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어유치원’이라는 불리는 곳은 정식 유치원이 아닌 사설학원으로 유치원 명칭을 무단 사용에 시교육청의 감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제2 언어로서의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서의 영어’일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국가 차원에서 국어교육 예산을 늘리고 영어교육 예산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모든 국민에게 영어를 다 잘하도록 하려는 헛된 욕심과 고비용 저효율정책에서 벗어나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영어교육을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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