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용납할 수 없는 행위가 벌어진 것"
박원순 "용납할 수 없는 행위가 벌어진 것"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5.1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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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문건 강력 비판, 사정당국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자신의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국정원 추정 문건'이 나왔다는 보도와 관련, 국가정보원을 강력히 비판했다.

박 시장은 "만약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행위가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창학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국정원 문건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통해 박 시장의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박 시장은 이번 문건을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야만적인 국기문란 행위"라고 규정했다. 서울시는 해당 문건과 관련한 사정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자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창학 대변인은 "국정원이 이 문서를 작성했는지, 작성책임자는 누구인지, 문건의 계획들이 실제 실행에 옮겨졌는지에 대해 낱낱이 검증되고 규명되어야 한다"며 "사정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는 보도된 내용과 관련하여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겨레신문은 이날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 문건을 14일 입수했다며 국정원의 내부 보고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문건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이후 세금급식 확대, 시립대 등록금 대폭 인하 등 좌편향·독선적 시정운영을 통해 민심을 오도, 국정 안정을 저해함은 물론 야세 확산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어 면밀한 제어방안 강구 긴요"라고 적고 있다.

또 박 시장 등 야권세력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관련 예산 집행실태 철저 점검", "여당 소속 시의원(28명)들에 시 예산안에 대한 철저한 심의를 독려" 등 정치공작 차원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어 "검·경은 재보선 과정에서 (박 시장이) 고소·고발된 불법사안에 대한 철저 수사·처벌과 함께 시정 운영상 불법행위에 대한 사정활동 강화", "시 인사·주택정책 등 각 분야별 폐해와 관련해서는 (중략) 여건 성숙시 행정·제도적 견제수단을 총동원해 본격 압박" 등 국가기관을 동원하라는 구체적 지시도 담고 있다.

여기다 "건전단체들의 항의방문·가두시위 등으로 (이런 방침의) 철회를 압박", "자유청년연합·어버이연합 등 범보수진영 대상 박 시장의 좌경화 시정을 규탄하는 집회·항의 방문 및 성명전 등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 등 특정 보수단체들의 동원을 거론하기도 했다.

한겨레신문은 "때마침 8개 보수단체는 이 문건이 작성된 지 나흘 만인 2011년 11월28일 ‘박원순은 서울시민의 시장인가? 불법시위대의 시장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서울시청 앞에서 박 시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문건은 또 서울시가 기간제 노동자 28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서울지하철 해고자 34명의 복직을 검토한 것을 두고서는 “사용자(서울시)가 직원채용 권한을 가지고 있어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는 실정”이라며 “경총·전경련 등 경제단체를 통한 비난 여론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2011년 12월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박원순 시장의 노동행정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내고 △서울지하철 해고자 복직 △2800여명의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민주노총 주도의 비정규직센터 설립 등을 비판했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복수의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은 "문건 작성 형식, 사용하는 기호, 내용 면에서 국정원에서 작성한 문서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정원이 실제 해당 문건을 작성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반면 국정원은 "해당 문건은 문서고와 전산기록에서 찾을 수 없어 국정원에서 작성하지 않은 문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관련 문건은 A4 용지 5장 분량으로 박 시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지 한달여가 지난 지난 2011년 11월24일 작성된 것으로 표기돼있고, 작성자는 국정원 2차장 산하의 국내 정보수집·분석 부서임을 뜻하는 국정원 고유의 표시 등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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