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내리는 빗방울 하나도 재산
서울에 내리는 빗방울 하나도 재산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3.05.28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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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빗물이용제도 활용하는 빗물의 달인 선정
▲서울시 빗물의 달인으로 선정된 강서구 김남수 씨.

빗물을 이용해 카센터 운영에 필요한 용수를 충당하는 시민, 고시원 화장실에 필요한 물을 빗물로 대신하는 시민, 옥상텃밭의 도시농업 용수로 쓰는 시민….

서울시는 28일 빗물 한 방울의 소중함을 먼저 알고 모아쓰는 '빗물의 달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빗물을 쉽게 재이용할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알리기 위해서다. 시는 봄 비 1㎜의 경제적 가치는 약 213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빗물의 달인으로 선정된 황영길(성북구 성북동) 씨는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던 중 2008년 건물을 리모델링, 폐정화조를 빗물이용시설로 바꾸어 활용하기 시작했다. 황씨는 3년간 방치되어 있던 정화조 환풍구를 통해 지붕처마의 빗물을 받아쓰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빗물을 이용해 보니 수돗물 절약 등 효과가 너무 좋아 부족한 점을 조금씩 고쳐나가고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설치비 보조 제도를 활용, 추가로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여 지금은 총 6톤의 빗물이용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모아진 빗물은 옥상 텃밭, 자동차 정비‧청소에 사용하고 있으며 작년에 정비소를 다시 리모델링을 하면서 화장실 배관도 새로이 설치하여 빗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도 직접 수리해, 빗물을 화장실 용수로도 사용하고 있다.

또 송파구 가락동에서 사무실과 고시원을 운영하는 홍윤표 씨의 건물은 52톤의 빗물을 모을 수 있다. 약 20㎡의 옥상 텃밭을 만들어 야채와 고추 등을 심어 가꾸면서 많은 수도요금으로 고심하던 차에 서울시에서 설치비 지원을 받아 수돗물 저장용 지하 저수조를 빗물이용시설로 바꾸었다.

옥탑에서 빗물을 모아 사용 하지 않던 지하 저수조로 연결하여 사용하였으나 해마다 빗물이 많이 필요하게 되어 지금은 약 200㎡ 넓이의 주차장에서도 추가로 빗물을 모으고 있다. 지금은 5층 건물 전체 화장실에서 빗물을 이용하며 1년 중 11개월 정도를 활용하고 있다.

홍씨는 “시민들이 빗물을 이용하는 방법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많은 시민들이 빗물이용의 즐거움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김남수(강서구 개화동) 씨는 화초 가꾸기와 채소재배를 좋아해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평소에 비싸게 만들어진 수돗물을 화초에 주는 게 아까웠던 김남수씨는 서울시의 빗물이용 지원제도를 만나면서 빗물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빗물을 쓰면 쓸수록 빗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아져 다소 불편했던 시설들을 스스로 연구해 바꿔나가고 있다. 이물질을 걸러내는 지붕의 거름망 설치에서, 빗물탱크의 수위를 확인 할 수 있는 수위계 장치도 직접 고안하여 편리함을 더해 나가고 있다.

김씨는 “빗물탱크에 가득찬 물을 볼 때면 마음이 든든해 부자가 된 것 같다” 며 “어린 시절 가뭄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버려지는 물을 은행에 저축하듯이 보관하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항상 느낀다”고 말했다.

시는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설치비(기준공사비)의 90%를 지속적으로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빗물을 이용하고자 하는 시민은 시청 물관리정책과(2133-3764) 또는 각 자치구 환경과에 문의하면 된다.

배광환 서울시 물관리정책과장은 “빗물은 하늘에서 시민 모두에게 공짜로 주는 선물이다”며, “버려지는 빗물을 아끼는 마음을 가지고, 빗물의 달인들처럼 빗물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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