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다시 느낀 삶의 소중함
꿈에서 다시 느낀 삶의 소중함
  • 송송이(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혼인강좌 강사)
  • 승인 2013.06.13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송송이(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혼인강좌 강사)

살아 있어 다행이다!

며칠 전 새벽, 너무나 생생한 느낌에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깼다. 꿈에서 나는 분명히 죽은 사람이었는데 영화에서 처럼 영혼이 살아나 어떤 사람들에게만 내가 보이는 것이었다. 나는 아이들과 남편을 생각하며 꿈속에서 다시 살기 위해 어떤 의사를 찾아 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몸에 박혀 있던 어떤 뼛조각 같은 것이 튀어나와 내 손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번쩍 눈을 뜨고 잠에서 깼다. 다시 살 게 된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피를 흘리고 죽는 것이었을까? 아마도 다시 살 게 된 듯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문득 남편과 아이들이 정말로 살아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남편과 아이들에게서 색색거리는 고른 숨결이 들렸다. 그들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아…. 다행이다…! 나도, 가족들도, 모두 살아있구나…!

죽었다가 살아나는 경험에 관해 다룬 많은 책들과 영화들을 보면서 언젠가는 나도 이 세상에서의 삶을 마치고 찬란한 빛이 가득한 곳으로 내 영혼의 거처를 옮길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꿈에서 막상 그런 일을 당하고 보니 이 땅에서의 삶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면, 아직 더 살고 싶다면, 그것은 아마도 사랑해야 할 사람들을 더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죽는다는 것은 결국 더 이상 내 곁에 있는 이들을 사랑할 기회가 없다는 뜻이었다.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니, 그것이야말로 가장 절망적인 것임이 틀림없다.

그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내 곁에 사랑할 사람들이 살아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사해서 오랜만에 새벽에 성당으로 향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감사한데, 나는 너무나 많은 것을 걱정하고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이에게도 강요하며 오히려 사랑해야 할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어떻게 생겼든지 간에, 어딘가 부족하고 못나 보이더라도, 그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바로 내 곁에 주어진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해야 겠다. 어쩌면 나는 꿈에서 다시 살아나 더 사랑할 기회를 하늘로부터 받았는지도 모른다.

새 삶에 감사하며 기쁘게 다시 살아가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