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진정한 위로가 되는 선물들
힘들 때 진정한 위로가 되는 선물들
  • 송송이(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혼인강좌 강사)
  • 승인 2013.06.29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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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송이(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혼인강좌 강사)

누군가 슬픔에 잠겨 있는 이와 함께 할 때, 온전히 그 곁에 함께 머무르는 것이 진정한 공감이고 위로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요즈음, 내 스스로의 한계를 느끼며 모든 것이 엉망진창 뒤죽박죽 엉켜 있는 것 같아 자신 없고 혼란스러운 느낌이다.

아, 내게도 이런 때가 있구나!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것 같지 않은 불안함, 실망감, 좌절감… 여러 부정적인 감정들이 밀려올 때에 나 스스로도 충분히 내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나 자신에게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었다는 것 역시 깨달았다.

오랜만에 찾아오는 우울감이기도 하지만, 바로 지금 이것이 내게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되뇌이며 이 느낌에 집중했다.

생각해보니 거의 언제나 반짝반짝 힘이 넘치기만 했던 나는 기운이 없거나 가라앉아 있는 이들이 정말로 어떤 기분인지를 온전히 공감하지 못했는지 모른다. 실제로 많은 이들은 사랑하는 상대방이 빨리 고통에서 빠져 나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상대방의 마음과 함께 온전히 머무르지 못한 채 많은 말들을 늘어놓게 된다.

상대방이 온전히 고통을 겪고 성장하기를 바라기 보다는 이 고통의 신음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힘겨워 빨리 끝내버리고자 섣부른 위로나 격려를 하면서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대방에게 분석의 질문을 던져 충고나 조언을 해 버렸던 것은 아니었을지 다시 한번 나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나를 스쳐 지나간 그들이 나의 성급함으로 인해 상처 받았다면, 그야말로 용서를 청할 일이다. 상대방에게 나의 속도를 강요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테니, 얼마나 상대방은 힘들었을까?!

어릴 적 매일 내 마음 속 그분과 나눈 대화를 정성스레 적은 일기장을 보며 새삼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나와 마주 대하니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게 된다.

과거 내 모습의 작은 조각들이 다시 내게 선물이 된다. 내가 만들고 썼던 모든 것들이 실제로는 내가 한 것이 아니었음을 사무치게 느끼면서 모든 것이 귀한 선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감사하게도....!

과거의 나뿐만 아니라, 같은 마음을 느끼며 삶의 한 걸음을 딛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위로와 용기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문득 깊이 느꼈다.

특히, 나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 같았던 이가 이제는 자라나 벌써 마음 깊이 느껴지는 것을 나누고 오히려 내게 선물이 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때, 그 역시도 내게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생각해 보니 비단 이들뿐 아니라 참으로 많은 이들이, 이렇게 온 힘을 다해 꾸역꾸역 어제보다 더 나은 나로 성장하기 위해, 각자에게 주어진 하늘의 뜻을 온전히 다 이루기 위해 한발 한발 느리지만 내딛고 있을 것이다.

저 멀리 바다 건너 다른 대륙에 있는 친구도, 이제 곧 멀리 떠나 스스로에게 집중할 그 후배도, 혼수상태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도, 타국에서 공부하며 아이를 키우느라 지친 그 친구도, 다들 그렇게 정성과 온 힘을 다해 살아내고 있을 것이다.

내 곁에 있는 이 모든 선물 같은 존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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