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윤과 박명수의 같고도 다른 점
유세윤과 박명수의 같고도 다른 점
  • 티브이데일리
  • 승인 2010.05.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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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유진모 편집국장]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개그맨 박명수와 유세윤이 신곡을 내놓았다. 비교가 안될래야 안될 수 없다.

두사람은 많이 같지만 많이 다르기도 하다.

개그맨 출신으로 음반을 냈다는 점은 똑같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박명수는 4집 가수고 유세윤은 첫싱글 가수. 그러나 그 내면을 살펴보면 외형과 정반대.

박명수는 지금까지 단한번도 노래로 히트해본 바 없다. 그러나 유세윤은 이번에 신곡을 내자마자 히트했다.

당연한 결과다. 아무리 현재 가요계가 아이돌그룹과 후크송의 난립으로 외형은 커진 듯하지만 실제 음악적 수준이나 시장규모가 대규모 축소됐다고 해도 진정성은 먹힌다는 게 바로 이 두사람의 결과로 입증됐다.

박명수는 그동안 발표하는 신곡마다 음악성과 가창력의 수준미달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의 가창력 부족은 숱한 연예오락 프로그램에서 개그소재로 차용될 정도니 두말할 필요 없겠다.

음악성의 기준은 조금 복잡하다. 일단 자신이 직접 작곡 편곡 작사 프로듀싱 연주 등의 실력을 갖추고 그 결과물이 수준이상일 때 음악성을 논할 가치가 비로소 부여된다.

이게 안되면 최소한 셀렉팅의 수준은 돼야 음악성을 거론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박명수의 음악성은 ‘부재’다.

지금까지 발표한 신곡들이 평단에서 혹평을 받았고 상업적으로 참패한 게 좋은 예.

이번 ‘퐈이야’도 마찬가지. 후크송의 유행에 용기를 얻어 취입한 것으로 추측되는 이곡은 아이돌그룹의 음악에도 비교되지 못할 정도로 수준미달이다.

‘퐈이야’는 전형적인 후크송의 단점만 모아놓았다. 보코더 이펙트 트랜스퍼 딜레이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조작을 총동원해 목소리 자체를 사람의 소리가 아닌 기계의 소리로 바꿔놓았다. 게다가 보컬은 튜닝으로 음정을 억지로 맞췄다.

가창력이나 멜로디의 경중을 가늠할 통로를 원천봉쇄했다. 멜로디의 고저는 2옥타브도 안되는, 아주 단순한 수준. 랩도 멜로디도 아닌 어정쩡한 도입부부터 실망감을 준다. 이렇게 기계로 아예 덮어버린 멜로디는 감정이 있을 리 만무하고 ‘ㄹ’ 발음은 한국언지 영어인지 모르게 애매모호하다.

유세윤이 하이사이드 리더 뮤지와 임시결성한 UV의 신곡 ‘쿨하지 못해 미안해’는 리듬앤블루스를 약간 차용한 힙합뮤직. 뮤지는 멜로디를, 유세윤은 랩을 각각 담당했다.

요즘 젊은이들의 랩실력이 좋다지만 유세윤은 개그맨이라는 본업이 무색할 정도로 녹록치 않은 랩실력을 들려준다. 폭발적이진 않지만 뮤지의 보컬도 그럭저럭 들어줄만하다.

뮤직비디오에서 이들의 참신함은 정점을 이룬다. 가내수공업으로 제작했지만 유머가 풍부하고 아마추어리즘을 적당히 잘 이용한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음악에 진중함이 묻어나고 가사는 코믹하지만 의외로 가슴에 와닿는다. 반면 ‘퐈이야’의 가사는 기계음에 묻혀 알듯 모를듯 복잡하다.

UV도 프레이즈 끝에 보코더를 썼다. 그러나 남용이 아닌, 적용으로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개그맨이 가수로 성공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굳어진 코믹이미지 때문이다. 지금까지 가수로 변신해 성공한 개그맨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런데 영악한 유세윤은 이 핸디캡을 역으로 이용했다. 힙합뮤직이란 장르, 직접 제작한 코믹 뮤직비디오, 촌철살인의 가사다. 그럼에도 노래 자체는 진지하게 와닿는다.

B급 영화란 장르가 있다. 스타캐스팅 없이 저예산으로 일부러 저급하게 찍은, 그러나 그 뒤에 숨은 메시지나 연출의 의도가 진지한 작품으로 저 유명한 피터 잭슨(‘반지의 제왕’ ‘킹콩’)의 ‘고무인간의 최후’나 샘 레이미(‘스파이더 맨’)의 ‘이블 데드’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

평단의 호평을 일궈냄은 물론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장르다.

‘쿨하지~’는 바로 가요계의 B급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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