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70% 대폭락” 對 “25% 하락”
서울 아파트값 “70% 대폭락” 對 “25% 하락”
  • 고동우 기자
  • 승인 2010.04.09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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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홍헌호, 두 경제전문가 다른 전망

진보진영의 두 경제전문가가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 향후 서울시 아파트값 전망과 관련해 서로 판이한 시각차를 드러내 주목된다.

먼저 논쟁적 문제제기를 던진 사람은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장이다. 그는 4월 6일자에 실린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노무현이 띄운 집값, 이명박이 잡을 것이다”, “정부가 약속대로 반값도 안되는 보금자리주택 60만호를 쏟아내면 아파트값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게 된다”, “민주당은 대안이 있나. 우리가 진짜 진보라고 주장하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은 제대로 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적 있나” 등 매우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주장을 작심한 듯 쏟아냈다.

이에 대한 반박 글은 9일자 <프레시안>에 게재됐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기고를 통해 “김헌동 단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보금자리주택,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정책은 특별할 게 없을 뿐만 아니라 폐해도 많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서울 아파트값의 경우 많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평균 25% 이상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김 단장과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보금자리주택, 획기적 부동산 정책인가 

김헌동 단장은 보금자리주택, 장기전세주택이 “좌파 정부, 얼치기 진보도 못한 획기적인 부동산 해법”이라고까지 평가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파격적인 가격이다. 이를테면 현재 강남지역의 아파트값 평균이 3,500만원인데 이 주변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1,100만원에 보급된다고 한다. 김 단장은 “집값이 견뎌낼 수 없다. 보금자리주택 가격이 집값 기준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반면 홍 연구위원은 “보금자리 주택은 2006년과 2007년 사이 대한주택공사가 내놓은 ‘주공식 반값 아파트’를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 수용한 것”일 뿐이라며, 그나마도 1990년대 중반까지 시행된 ‘분양가 상한제’에서 크게 후퇴한 정책이라고 꼬집는다. 그 이유는 세 가지인데, 수조 원의 혈세가 투입된다는 점, 도심의 그린벨트를 훼손한다는 점, 그리고 국민임대 주택공급의 ‘희생’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그것이다.

홍 연구위원은 오세훈 시장의 장기전세주택 정책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부의 국민임대주택과 비교해 수혜 대상, 평수가 넓어진 것 외에 별로 특별한 점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김 단장은 “얼치기 진보가 못한 걸 보수가 하고 있다. 부끄럽지 않냐”고 공격했지만 전혀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는 반박이다.

이명박 정부 임기 내 60만호 약속 지킬까

두 사람의 시각차는 향후 서울시 아파트값 전망에서 한층 더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 단장은 앞서 인용한 대로 3분의 1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물론 단서가 있다. “정부가 약속한 대로 보금자리 주택 60만호를 쏟아낼 경우”다. 김 단장은 “지을지 알 수 없다”고 한편으로 불안해 하면서도, 이 대통령이 경제를 살린 대통령으로서 기억되고 싶을 것이라며 약속 이행에 대한 기대감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홍 연구위원은 그 가능성이 ‘전무’(全無)하다고 못박는다. “매년 수조 원의 혈세를 투입하며 거품 붕괴를 가속화하는 일을 이명박 정부가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또 “저출산시대 부모들은 1~2명의 자녀가 고급주택에 살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런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는 한 집값 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근거 위에서 홍 연구위원이 예상하는 최대 하락치는 25%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 주요 이유가 보금자리주택 공급이라는 것은 대다수 전문가가 동의하는 바다. 하지만 과연 그 하락 폭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이명박 정부가 기득권층의 반발을 무릅쓰고 현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위 두 전문가의 주장을 참조하면서 유심히 지켜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어찌 됐든 이명박 정부가 ‘의외’의 행보를 펼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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