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없는 후보, 준비 안된 후보는 가라”
“원칙없는 후보, 준비 안된 후보는 가라”
  • 고동우 기자
  • 승인 2010.05.11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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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학 민주당 양천구청장 후보 인터뷰

▲ 이제학 민주당 양천구청장 후보.

-지난 8년 동안 추재엽 구청장이 이끌어온 양천 구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무소속의 한계를 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닌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재임기간 동안 너무 많은 실정을 보여줬다. 무능력 구청장으로서 ‘으뜸’이라는 사실만 확인됐다. 구의회와 불협화음이 생겨 원활한 구정을 이끌지 못했고, 복지예산 횡령사건이 전국에서 맨 먼저 발각되기도 했다. 그후 연이어 저소득층 장학금 횡령사건도 터졌다. 최근에는 소외계층에 쓰여야 할 사랑의 성금이 수억원짜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부자들에게 쌈짓돈처럼 지원된 사실도 밝혀졌다. 또한 서울시내 7개 노선 중에서 유일하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경전철 문제나, 8년째 답보 상태인 신월·신정 뉴타운 때문에 많은 주민이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이 후보 외에 양천에 출마한 유력 후보 중에는 추재엽 후보와 권택상 한나라당 후보가 있다. 두 후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두 후보와 비교해 이 후보의 강점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추재엽 후보는 무소속이다 보니 포퓰리즘에 빠져 원칙없이 구정을 펼쳤다. 그래서 공금 횡령이나 25개 구청 가운데 서울시 인센티브 꼴지 기록 등이 나왔다고 본다. 권택상 후보는 강서구 부구청장으로 있다가 느닷없이 양천구로 날아온 한마디로 ‘낙하산 후보’이다. 따라서 양천구에 대한 공부도 부족하고, 현안도 잘 모를 수밖에 없는 준비 안된 후보라고 볼 수 있다. 양천구에 그렇게 인물이 없어서 옆 동네 구청에서 사람을 꾸어오나? 이는 한마디로 한나라당이 양천 구민을 무시한 처사다. 반면 저는 30년간 양천구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주민 심판을 받기 위해 구정 현안에 대한 공부를 한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또한 대학에서 행정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경기도청 산하 경기문화재단 기획조정실장으로 일을 해 이론과 실무도 겸비했다고 자부한다. 경기도 파주 영어마을을 기획해서 완성한 경험 때문에 추진력도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추재엽 후보는 ‘중단없는 양천 발전론’ 즉 구정의 연속성을, 권택상 후보는 ‘힘있는 여당 구청장론’을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추 후보는 앞서 말한 대로 그동안 많은 실정을 했기 때문에 ‘연장’이 아니라 ‘중단’을 시켜야 한다. 소속 정당이 ‘무소속’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구정도 무소속으로 자행하고 있다. 오는 6월 2일은 무소속 현 구청장 심판의 날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권 후보가 주장하는 ‘힘’이라는 것은 결국 이명박 정권이 집권 내내 비판받고 있는 삽질 위주의 개발만능주의 아닌가? 그렇다면 참으로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목동 아파트의 초고층화나 안양천 뱃길 조성 등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 생태환경을 무시한 몰가치적 사고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개발이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은 전세계적인 이상기후 발생,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등에서 똑똑히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한 여론조사에서 추재엽-권택상 후보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두 후보 측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여러 사안에 대한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이 후보 측은 상대적으로 좀 조용한 분위기다. 두 후보의 맞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현재 선거 판세를 어떻게 보는지 말해달라.
그렇지 않다. 우리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팽팽한 3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천안함 사건 이후 너무 소리 내지 말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선거를 치르자는 여론이 높아 그렇게 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투표일이 가까워올수록, 저와 다른 두 후보의 차별성을 인식한 유권자들이 선택을 분명히 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 내에서, 그리고 다른 구와 비교해 양천구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나. 장점과 단점 중심으로 말한다면?
양천구는 지리적으로 서쪽 끝에 위치해 있어 수도권 관문이면서도, 방송국·법원 같은 핵심 기관이 위치한 여의도 등 시내와도 가까워 구민들의 의식 수준이 상당히 높다. 자녀 교육열도 전국에서 강남과 함께 가장 높으며, 목동아파트로 대변되는 친환경 대단지 아파트가 조성되어 있어 깨끗하고 비교적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목동을 제외한 나머지 신월동과 신정동 일부 지역은 주거 여건이 열악하거나 교통 수준이 불편해 동서간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이다. 구청장이 되면 동서간의 균형발전과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주민들이 절실하게 생각하는 양천구의 주요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해결 대안까지 말해달라.
경전철 추진과 항공기 소음 문제라 할 수 있다. 추진이 중단된 경전철 사업은 경제성을 보강하기 위해 다소간의 노선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서부트럭터미널을 기준으로 좌우, 상하 십자형 노선으로 확장시켜 김포공항이나, 부천, 구로, 광명시 등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항공기 소음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신월동 등 피해주민에게는 구청장 재량으로 재산세, 취득세, 등록세 등 각종 세금을 최대 50%까지 절감해줄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김포공항 이전만이 해결 방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구청장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국토해양부, 서울시 등과 상의해서 풀어가야 할 문제다. 점진적으로 국내 노선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하는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갖고 있다. 지난 2년3개월여 동안 국정운영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를 해본다면.
이명박 정권은 그간 국민의 뜻을 거부하고 독주, 독선, 독단의 정치를 펼쳐왔다. 환경 훼손을 염두에 두지 않는 4대강 사업, 미디어법 날치기, 세종시 원안 수정, 사법부 압박 등 수많은 사례에서 드러나듯 국민의 뜻을 전혀 고려치 않고 질주하고 있다. 오는 6월 2일은 국민의 힘을 통해 역대 최악의 정권을 심판하고 독주에 제동을 거는 날이 되어야 한다. 

-최근 지방선거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초·중등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에 대한 입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주요 정치인들은 무상급식을 인기영합주의니 사회주의 정책이니 호도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대착오적인 정치공세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스웨덴이나 핀란드 같은 북유럽 복지국가는 1960년대부터 무상급식을 실시해왔고, 미국과 스코틀랜드도 그 비율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멀리 외국 사례를 들 필요도 없이, 국내에서도 경남· 전남·전북 등은 재정자립도가 낮은데도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이 인기영합주의에 빠진 것인가? 최근에는 경남 합천, 거창에서 추경예산을 편성해 무상급식 대열에 합류했는데 군수가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먹는 문제에는 좌우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학교에서만큼은 평등하고 행복한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인권과 교육기본권, 건강권을 보장할 의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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