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아성에 여야 후보 거센 도전
무소속 아성에 여야 후보 거센 도전
  • 고동우 기자
  • 승인 2010.05.11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천구청장 후보 연쇄 인터뷰] 권택상·이제학·추재엽

서울 양천구는 ‘중단없는 양천 발전론’을 들고 3선에 도전하는 추재엽 후보(54, 무소속)와 ‘힘있는 여당 구청장론’을 내세우는 한나라당 권택상 후보(52, 전 강서 부구청장), ‘원칙없는 후보, 낙하산 후보는 안 된다’며 변화를 강조하는 민주당 이제학 후보(46, 경기대 행정학과 겸임교수)의 치열한 3파전 구도다.

후보자들은 <서울타임스>와 가진 연쇄 인터뷰에서 자신이 왜 양천구청장이 되어야 하는지 적극 설명에 나서는 한편, 상대 후보의 한계·문제점 등과 관련해 거침없는 공방을 벌였다.

▲ 양천구청장에 도전하는 주요 후보들. 맨 왼쪽부터 한나라당 권택상, 민주당 이제학, 무소속 추재엽 후보.

‘꼴찌구정’ 비판에 ‘부러움 받는 도시 변모’ 반박

권택상·이제학 후보는 지난 8년간 추재엽 구청장 체제의 양천 구정에 대해 예의 혹평을 쏟아냈다. “한마디로 꼴찌구정이다. 추 후보는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고 자랑하고 다니지만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다”(권택상) “재임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실정을 보여줬다. 무능력 구청장으로서 ‘으뜸’이라는 사실만 확인됐다”(이제학)는 것이다.

추재엽 후보는 그러나 이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양천구는 서울에서 그리 주목받지 못한 자치구였지만 민선 3·4기를 거치며 도시발전, 주민공동체, 교육환경, 생활환경 등 많은 면에서 부러움을 받는 도시로 변모했다”는 반론이다.

권택상·이제학 두 후보가 공히 제기하는 ‘부정부패’ 논란과 관련해서는 “양천구청 직원이 연루되어 많은 구민께 사과의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면서도 “이 사건은 제가 다른 자치단체의 비리사건을 접하고 자체적인 정밀감사를 지시해 적발해낸 것이다. 양천구의 솔직하고 발빠른 대처로 인해 전국적인 문제였던 허술한 행정 체계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되었다”며 부끄러운 점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구청장, 소속이 중요할까 안 중요할까

각 후보가 내세우는 ‘무소속 구청장론’ ‘힘있는 여당 구청장론’ ‘이명박 정권 심판론’ 등에 대해서도 공방이 펼쳐졌다. 우선 추재엽 후보는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연장이 아니다.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에서 후보들 스스로 정당을 강조하거나 중앙정치 이슈를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나는 무소속이지만 예산 유치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소속 정당이 어디냐가 아니라 단체장이 얼마나 지역발전을 위해 정교한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스스로 앞장서 실천하느냐다”라고 주장했다.

권택상 후보는 이에 “양천구청이 배분받은 서울시 예산은 인근 구청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경전철 등 대규모 사업 추진은 정부·여당의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힘없는 무소속 구청장보다 힘있는 여당 구청장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제학 후보를 겨냥 “지난 10년 간의 무능함으로 여당에서 야당으로 바뀐 민주당 후보이므로 정부여당과 서울시,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력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다시 한 번 힘있는 여당 구청장론을 강조했다. 

이제학 후보는 이에 맞서 “무원칙한 무소속 후보, 준비 안 된 낙하산 후보는 양천을 책임질 수 없다”는 논리를 들고 나왔다. “추 후보는 무소속이다 보니 포퓰리즘에 빠져 원칙없이 구정을 펼쳤고 권택상 후보는 강서구 부구청장으로 있다가 느닷없이 양천구로 날아온 한마디로 준비 안 된 ‘낙하산 후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30년간 양천구에서 토박이로 살아왔으며 구정 현안 공부를 한시도 게을리 하지 않은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양천구 현안과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

동·서 균형발전, 교육 격차 해소, 교통 혁신, 새로운 도시가치 창조 등 양천의 주요 현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각 후보가 큰 시각차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추 후보는 ‘새로운 도시가치 창조’를, 권 후보는 ‘교통 혁신과 지역 개발을 통한 교육 격차 해소’를, 이 후보는 ‘개발만능주의 경계와 사람 중심’을 강조한 게 눈길을 끌었다.

추재엽 후보는 목동 재건축에 대해 “양천구가 주도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첨단 토목, 건축 기법을 도입해 지상과 지하 공간, 주거와 공용 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권택상 후보는 “교육 격차 해결과 관련해 신월지역에 특목고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과연 그 지역 학생이 얼마나 들어갈 수 있겠는가? 잘 발달된 목동 중심의 교육을 신월 지역 학생들이 동등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며 그 대안이 바로 교통 혁신과 지역 개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제학 후보는 동서 균형발전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면서도 “목동 아파트의 초고층화나 안양천 뱃길 조성 등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 생태환경을 무시한 몰가치적 사고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권이 집권 내내 비판받고 있는 삽질 위주의 개발만능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최근 지방선거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초중등학교 무상급식 실시와 관련해선 이제학 후보만이 “먹는 문제에는 좌우가 없다”며 ‘전면 실시’에 공감했으며, 추재엽·권택상 후보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여건 등을 들어 단계적 실시 방침을 밝혔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정보 조회 시스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