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가 전세값 계속 오른다
서울 대학가 전세값 계속 오른다
  • 김성배 기자
  • 승인 2010.05.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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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길음, 흑석동 일대 뉴타운 여파…학생임대주택은 하세월

서민형 소형 주택 감소로 인한 전세값 상승이 서울시내 학생들의 학업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지난 10일, “학생들이 높은 방값에 시달리다 환경이 열악한 고시원이나 반지하방 등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서울시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는 서울시에 20대를 위한 저가 임대주택 1만호 건설과 자취방 보증금을 연 2∼3% 수준으로 저리 대출하는 제도를 시행하라는 요구. 연세대 총학생회 측은 향후 타 대학과 협의해 ‘주거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정부 대책을 끌어낸다는 입장이다.

<서울타임스>는 지난 4월 29일 보도(‘단독주택 가격 상승, 서울 서민 보금자리 빼앗는다’)에서 서울 시내 단독주택 38만 1,670가구의 개별주택가격을 공시한 결과, 전체 단독주택 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3.38%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서울시내 서민형 주택 수는 지난해 38만 9,828 가구보다 8,000여 가구 줄어든 상태로 일반 서민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주거 여건이 열악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신촌역 인근의 D부동산 중개소의 최모 씨는 “최근 반 년 사이에 학생들이 지낼 만한 8~12평 전세방값이 20~30% 정도 상승했다”면서 “서울 시내 전지역에서 소형 주택들이 헐리는 현상이 대학가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학생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학생회, 서울시에 대책 촉구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학가의 소형 주택 집값 상승의 중심에는 뉴타운 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 대학이 밀집한 서대문구 신촌과 마포구 아현동, 상수동 일대는 인근의 가재울, 북아현 뉴타운 사업지역의 영향을 받고 있다.

또, 이문동과 휘경동 뉴타운 사업지 일대의 한국외대와 경희대, 장위동과 길음동 뉴타운 사업지 일대의 고려대, 동덕여대, 흑석 뉴타운 사업지 일대의 중앙대, 숭실대 등의 학생들도  적지 않은 방값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같이 서울 시내 대학생들의 거처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체 학생 대비 평균 수용률이 6.5%에 불과한 학교 기숙사는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대학가에서 민간 자본을 투입해 '호텔급 기숙사'를 내세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높은 비용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는 것.

연세대 총학생회 측은 20대를 위한 저가 임대 주택 1만호를 건설과 자취방 보증금을 연 2∼3%의 저리로 빌려주는 대출제 시행과 관련해 20대 유권자 집단을 조직해 향후 서울시와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유스하우징’을 대책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 ‘유스하우징’은 학생 전용 임대주택으로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매입한 다가구 매입 임대주택의 일부를 대학생 주거용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1호당 2~3명의 학생들이 주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주택 유형은 리모델링해 공급하는 ‘리모델링형’과 기존 건물을 허물고 기숙사형으로 새로 짓는 ‘재건축형’으로 나뉜다는 것.

서울시 주택국의 손욱순 주무관은 “시 차원에서 매년 200여호씩 유스라이징을 건설해 2020년까지 총 2150호를 학생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면서 “아직까지는 연세대 총학생회에서 요구한 자취방 보증금을 연 2∼3%의 저리로 빌려주는 대출제에 관련해서는 계획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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