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는 강남·송파와 함께 ‘한나라당 깃발’이 곧 당선을 보장하는 곳이다. 민선 자치단체가 시작된 1995년 이후 단 한번도 다른 당에 구청장 자리를 내준 적이 없으며, 분구가 이루어진 1988년 총선부터 2008년까지 국회의원도 전부 한나라당(민자당)이었다.
예의 한나라당 내 경쟁이 치열하다. 현 박성중 구청장(51)과 중앙당 ‘인재 영입’ 케이스로 들어온 진익철 전 송파 부구청장(58)의 맞대결 구도 속에서, 40대 중반의 허준혁 시의원(45)도 ‘젊은 열정’을 내세워 공천을 노리고 있다.
특히 진 전 부구청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문화관광국장, 환경국장 등을 맡아 함께 일했던 ‘MB맨’으로 알려져 박성중 구청장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행정고시 23기 동기이자 경남고 동창 지간이기도 하다.
장재터널ㆍ덮개공원 등 현안 산적
현재까지 민주당 쪽에서 ‘용감하게’ 후보로 나선 사람은 지난 2006년 서초구청장 선거에서 6.4%를 획득했던 정내현 세화엔지니어링 대표(63)가 유일하다. 과거 고건 전 총리를 지지했던 세력이 중심이 된 ‘친박연합’(구 선진한국당)에서도 전경수 한국마약범죄학회장(57)이 출사표를 던졌다.
서초구는 그 어느 곳보다 개발과 관련한 쟁점이 많이 불거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10여년째 말만 무성한 장재터널(정보사터널)이 대표적이다.
서초로에 위치한 국군정보사령부 부지를 관통해 강남사거리에서 이수사거리까지 직통으로 연결한다는 이 계획 때문에 인근 부동산값은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지만 아직 삽질 한번 시작하지 않았다. 정보사 이전, 토지 매입 등 착공까지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ㆍ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덮개공원 사업도 후보자들이 입장을 밝혀야 할 사안이다. 경부고속도로 440m 구간에 덮개를 씌워 공원을 만들려는 서초구의 이 사업에 대해 관계 기관은 전례가 없고 교통이 혼잡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의원 4곳, 구의원 5곳에서 선출
서울시의원 선거는 총 4개 선거구에서 치러진다. 현재까지 서초 제1선거구(잠원동, 반포1·3·4동)에만 1명이 예비 후보 등록을 했을 뿐, 제2선거구(반포본동, 반포2동, 방배본동 등), 제3선거구(서초2·4동, 양재1·2동, 내곡동), 제4선거구(서초1·3동, 방배2·3동)엔 아직 도전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내 ‘교통 정리’가 끝나야 본격적인 후보 등록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구의원 선거는 총 13명을 선출하게 되는데, 가선거구(잠원동, 반포1·3·4동) 3명, 나선거구(반포본동, 반포2동, 방배본동 등) 3명, 다선거구(서초2·4동) 2명, 라선거구(양재1·2동, 내곡동) 2명, 마선거구(서초1·3동, 방배2·3동) 3명이 각각 배정되어 있다.
4월13일 현재 선관위에 구의원 예비 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가선거구 4명을 비롯해 나선거구 6명, 다선거구 1명, 라선거구 5명, 마선거구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