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의미에서 세속적 의미로 변한 ‘카리스마’
종교적 의미에서 세속적 의미로 변한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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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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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 카리스마의 역사

[출판저널=김은현 기자]   

흔히 개성 있는 특정인에게 사용하는 ‘카리스마’ 라는 용어는 기독교의《성경》에서 처음 사용됐다.

지성학을 전공한 저자가 쓴《카리스마의 역사》는 ‘카리스마’ 라는 용어가 시대를 지나면서 의미와 역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카리스마’ 는 기독교의 사도 바울이 “하나님의 은총이 담긴 재능” 이라는 뜻으로 처음 성경에 사용했다. 당시에는 ‘Grace’(은총)라는 말에서 유래된 ‘카리스’ 라는 용어가 있었는데, 기독교의 은총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사도 바울이 ‘카리스마’ 라는 말로 통합해 처음 사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의 ‘카리스마’의 의미에는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하지만 로마에서 기독교가 국교로 승인되고 교회가 기반을 잡아 가면서 이 용어는 거의 사라졌다. 당시에는 종교적 의미를 함축할 용어가 필요했지만, 기독교가 자리를 잡으면서 더 이상 이 용어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거의 사라졌던 이 용어를 다시 사용한 것은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였다. 베버는 ‘카리스마’ 라는 용어를 “개인에게 특정되어진 능력”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베버가 이 용어를 주로 종교 지도자들에게 사용했기 때문에 당시만 해도 ‘카리스마’ 에 종교적 의미가 어느 정도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로 넘어오면서 ‘카리스마’ 라는 용어에 종교적인 색채는 거의 사라지고, 사람의 매력을 끄는 특정인에게 세속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저자는 카리스마 있는 인물로 존 F. 케네디를 꼽고 있는데, 그는 대선 후보시절 TV프로그램에서 감성적 이미지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분석한다.

또한 히틀러, 케이트 블란쳇 등을 카리스마 있는 인물로 꼽고 있는데, 이러한 ‘카리스마’는 선천적으로 타고나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매력이지만, 정치인이나 대중 연예인들에게는 이 ‘카리스마’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이 되기도 한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독특한 개인의 매력을 의미하는 ‘카리스마’ 에 대해 기원과 변천 과정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후반부의 대중문화와 정치 속에 나타난 카리스마 있는 인물에 대한 분석은 매우 흥미롭다.

‘카리스마’가 특정인에게 어떤 작용을 하며,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한 권의 분량을 읽다보면 ‘카리스마’ 가 가진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저자 존 포츠, 역자 이현주 / 출판사 더숲 / 정가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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